‘장기실종자추적팀’ 전국 첫 출범

입력 2017-02-01 18:09
경북지방경찰청 장기실종자추적팀이 1일 발대식을 열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경북지방경찰청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장기실종자 찾기에 나선다. 수사가 멈춰진 장기실종 사건을 다시 추적해 실종자를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전담팀의 첫 번째 임무다.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처럼 실종자는 찾지 못하더라도 범죄 피해사실을 찾아내 범인을 잡지 못하고 영구미제로 남는 것을 막는 게 두 번째 임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일 ‘장기실종자추적팀’(이하 추적팀)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장기실종자 찾기 업무를 시작했다.

추적팀은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경찰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팀장(경감) 밑에 3개 반을 둬 경북지역을 나눠 맡는다.

우선 경북도내 1년 이상 장기실종자 33명에 대해 집중 추적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6월까지 10명이 한 팀인 추적팀을 운영한 후 인원을 2∼3명으로 줄여 실종자 수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추적팀은 엄마를 찾겠다며 무작정 길을 나섰다가 실종된 지적장애 2급 여성(28)을 찾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낸 일이 계기가 돼 만들어졌다.

경북 성주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이 여성은 2013년 할아버지가 사망하자 대구에 사는 엄마를 찾겠다며 무작정 걸어가다 실종됐다. 이 여성의 친모(60)는 딸 실종 후 1년 동안 혼자서 딸을 찾아 헤매다가 뒤늦게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 역시 1년이 지난 데다 실종자의 전화사용 등 생활반응이 전혀 없는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렇게 사건은 미제로 남는 듯 했지만 지난해 5월 장기 실종사건 재점검 중 실종 여성의 진료기록 1건을 발견했고 2개월 동안 진료한 병원 인근을 탐문한 끝에 지난해 7월 실종 여성을 찾을 수 있었다.

실종자 중에 범죄 피해를 당한 경우가 있다면 이 역시도 하루라도 빨리 실종자의 흔적을 찾아내야 증거를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지난 1991년 대구 한 초등학교 학생 5명이 동네 인근 와룡산으로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가 실종돼 2002년 유골로 발견된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의 경우 부검을 통해 타살이라는 결론이 나왔지만 시간이 너무 흘러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결국 이 사건은 2006년 공소시효가 지나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안타깝게 범죄 피해를 당한 실종자가 있다면 그 흔적을 찾아내 빨리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우리가 할일”이라며 “장기실종 사건의 경우 시민들의 제보가 사건 해결에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