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극복 주도한 DJ정부 경제사령탑… 강봉균 前 재경부 장관 별세

입력 2017-02-01 19:20 수정 2017-02-01 21:02
조문객들이 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차려진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강봉균(대한석유협회 회장)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31일 74세로 세상을 떠났다. 췌장암으로 최근 건강이 나빠졌다고 한다. 강 전 장관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재경부 장관을 지냈다. 우리 경제의 위기 탈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경제 사령탑’이었다.

강 전 장관은 최근까지 경제 원로 역할에 적극적이었다. 우리 경제가 내수·수출 동반 둔화, 저성장 고착화 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한국 경제정책의 역사를 담은 ‘코리안 미러클’의 편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강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코리안 미러클 4: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 발간보고회에서 “정치적 혼돈에서 나오는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면 경제 발전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강 전 장관은 사범학교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서울대 상대에 늦깎이로 입학했다. 1969년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관직에 입문했다. 노동부 차관, 경제기획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을 거쳤고 김대중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 재경부 장관 등에 중용됐었다. 2002년 8월 재·보궐 선거 때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8대까지 내리 지역구 의원을 지냈다.

이날 빈소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바른정당의 유승민·이혜훈 의원 등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장례는 석유협회장 형식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 부인 서혜원(71)씨와 아들 문선(43)씨, 딸 보영(42)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3일 오전 7시, 장지는 전북 군산 옥구읍 가족묘(02-3410-6917).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