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달콤한 친교, 섭리 묵상

입력 2017-02-01 20:19

단 한 개의 성구에 대한 한 권 분량의 강해서다.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시 57:2) 이 성구에 대해 청교도운동 시대의 영국 목회자 존 플라벨(1627∼1691)이 하나님의 섭리를 열정적으로 설명한다. 플라벨의 특별한 ‘개인 지도’는 한 번도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인생을 통찰하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섭리란 하나님이 우주를 다스리는 원리다. 먼저 우리 삶 속에서 섭리의 증거를 찾아본다. “플라톤은 임종 전 사람으로 태어난 것, 헬라에서 태어난 것, 소크라테스가 활동하던 시기에 교육 받은 것에 감사했다. 여러분은 더 감사할 이유를 갖고 있다. 사람으로 태어났고, 영국에서 태어났고, 복음시대에 교육 받고 자랐다.”(80쪽)

우리도 복음 전래된 한국에서 출생한 것을 감사할 수 있을까. 저자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하찮은 일, 나를 걱정하는 가족의 눈빛도 돌아보도록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신다. 때로는 평범하게 때로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하나님의 섭리는 악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기도 한다. 육체의 질병이나 고통이 그런 역할을 할 때도 있다. 바울을 고통스럽게 한 육체의 ‘가시’는 그를 자만하지 않게 했다(145쪽).

저자는 우리에게 섭리를 묵상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섭리를 묵상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의는 덮여 버릴 것이고 인간의 불의는 드러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있었던 섭리의 역사를 주목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역사를 우리 삶에 적용하기도 어렵다. 섭리 묵상의 가장 큰 유익은 하나님과 달콤한 친교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230쪽)이라고 한다.

죽음에 대한 준비도 된다. “우리가 일생을 달려서 그 종착지에 도달할 때까지 내내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은혜들을 회고한다면, 우리의 임종은 달콤할 수밖에 없습니다.”(287쪽) 이 책은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청교도들의 경건과 열의를 보여준다. 우리의 신앙을 청교도적 시선으로 되돌아보게 한다. 크리스천다이제스트 세계기독교고전 시리즈의 52번째 책.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