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캐나다 총격 테러가 이슬람 7개국 출신의 미국 이민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이 필요한 대표적인 사례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트럼프 정부가 캐나다 테러를 이슬람 국가 출신의 소행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예측과 달리 프랑스계 캐나다인이 이번 테러의 유력한 용의자로 기소됐다.
현지 CBC방송은 30일(현지시간) 캐나다 동부 퀘벡주 이슬람문화센터에서 총기를 난사해 6명을 숨지게 한 혐의(1급살인) 등으로 프랑스계 캐나다인 알렉산드르 비소네트(27)가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비소네트는 살인과 살인미수, 불법 화기물 사용 등 11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 먼저 체포된 모로코 출신 남성은 무혐의로 풀려났다. 이 남성이 용의자 신분에서 벗어나면서 이번 공격이 비소네트의 단독 범행이라는 견해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캐나다 라발대에서 정치학과 인류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비소네트는 평소 트럼프와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대표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명문대인 라발대는 사건이 발생한 이슬람문화센터와 3㎞ 떨어졌다. 퀘벡 난민보호단체 ‘웰컴투레퓨지’의 프랑수아 데샹은 페이스북을 통해 “비소네트는 민족주의, 반페미니스트 성향을 지니고 극우인사를 좋아하는 것으로 대학과 지역에선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고 밝혔다.
비소네트가 일부 언론에서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 또는 ‘사회 부적응자’로 분류된 것을 두고 논란도 일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해리포터’ 시리즈의 원작자 조앤 K 롤링은 트위터에 “그는 외로운 늑대가 아니라 테러리스트”라며 일침을 가했다. CBC는 비소네트가 백인이라는 이유로 테러리스트가 아닌 완곡한 어법으로 외로운 늑대라고 불려 반발이 들끓고 있다고 지적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번 공격을 “비열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퀘벡 테러범, 트럼프 좋아하는 20대 백인 명문대생
입력 2017-01-31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