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부작용 年 43만명… 사회적 비용 5천억

입력 2017-01-31 17:34
연간 14억건에 달하는 전 국민 의료 이용 자료인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부작용 피해 규모를 산출할 수 있게 됐다. 2014년 한 해에만 43만명이 약물 부작용을 겪었으며 사회경제적 손실이 53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표본 100만명의 인구사회학적 정보, 의료 이용 및 약물 처방 자료, 건강검진 정보 등 분석을 통해 의약품 사용 단계에서의 부작용 발생 모니터링 체계를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약물 부작용 사례는 주로 제약사와 복용자, 의료인 등의 자발적 신고로만 수집돼 전체 규모나 원인 파악이 어려웠다.

의약품 부작용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36만4625명에서 2014년 43만827명으로 연평균 4.3% 늘었다. 사회경제적 비용도 3195억원에서 5352억원으로 4년 새 1.7배 증가했다.

특히 일반 소염 진통제나 항생제 등을 복용하고 ‘중증 피부 이상 반응’을 겪은 환자가 연평균 2076명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2009∼2015년 주요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중증피부 이상반응은 피부가 벗겨지고 녹아내리는 등 심각한 전신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각막 손상에 의한 시력 상실을 초래하고 사망하기도 한다. 안전관리원은 “중증 피부이상 반응은 스티븐스-존슨증후군이 92.7%, 독성표피괴사용해 5.7%, 두 질환이 함께 나타난 경우가 1.6%였다”고 설명했다.

2011∼2015년 간질약 7종과 통풍 치료제 1종(알로푸리놀)을 처방받은 299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복용자 1만명당 중증 피부이상 반응 진단자는 간질약 ‘라모트리진’이 20명으로 가장 많았다.

안전관리원 관계자는 “약 복용 시작부터 중증 피부반응 진단까지 평균 57.5일 걸렸다”면서 “약물 복용 초기에 감기 같은 증상이나 피부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의사나 약사와 꼭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