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트럼프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설 연휴를 마치고 거래를 재개한 증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2070선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피지수는 31일 전거래일보다 0.77% 내린 2067.57로 장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미국의 주요 증시지표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보기술(IT)산업뿐만 아니라 미국의 모든 산업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감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2070선 중반을 횡보하다 마감 직전 2060선 아래로 후퇴했다. 외국인은 순매수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매도세로 돌아섰고, 오후 들어 강도를 높이면서 3026억원을 팔았다. 외국인 순매도가 하루에 3000억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반면 기관은 매도 우위로 출발했다가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기관은 1191억원, 개인은 131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전기전자, 운송장비, 화학 업종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1.10%(2만2000원) 내린 19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9.02%(2만4000원)나 급락한 24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데다 외국인이 잇따라 팔자 주문을 내면서 주가를 크게 끌어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11% 내린 616.13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170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막판에 안정세를 보이면서 2.90원 오른 1162.10원으로 마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여의도 stock] ‘트럼프 그림자’에 2070선 아래로 후퇴
입력 2017-01-31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