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꼽혔던 원희룡(사진) 제주지사가 3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바른정당 소속인 원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젠 보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때”라며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권 잠룡으로 꼽혔던 여권 인사 가운데 김무성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어 세 번째 불출마 선언이다. 현 시점에서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2명이다. 원 지사는 “저는 초임의 현직 제주지사로서 제주도정에 대해 1차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현안 업무와 대선 출마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현실적인 여건상 많은 무리가 따른다고 본다”며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원 지사는 유 의원과 남 지사를 향해 “대한민국의 위기 상황에서 올바른 정치 지도자로서 힘차게 걸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참으로 안타깝다”면서도 “보수 정치의 젊은 기수로서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 바른정당의 후보로서 최선을 다해 달라는 말씀을 깊이 새겨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2000년 16대 국회에 처음 입성해 18대까지 3선 의원을 지낸 원 지사는 남 지사,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 등과 함께 한나라당 소장파의 대표 격으로 분류됐다.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여권 후보로 제주지사에 처음 당선된 뒤 2년여간 도정을 이끌어 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원희룡 “제주 도정과 대선출마 병행은 무리”
입력 2017-01-31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