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시내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이 매각이나 청산으로 가는 갈림길에 섰다.
3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동화면세점은 호텔신라의 풋옵션(매도청구권) 행사로 지난 12월 19일까지 상환해야 할 715억원(원금 600억원, 이자 115억원)을 갚지 못했다.
동화면세점 측은 돈을 갚기 어렵다고 보고 계약에 따라 담보로 제공했던 동화면세점 주식(30.2%)을 포함, 총 지분 50.1%와 경영권을 함께 넘기기 위해 인수자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호텔신라는 2013년 5월 동화면세점 최대주주인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보유한 지분 19.9%를 600억원에 취득하면서 투자금 회수를 위한 풋옵션을 걸었다. 김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의 남편이다.
일단 동화면세점은 오는 23일까지 상환 유예를 받았다. 1차 유예기간까지 10% 가산된 788억원을 상환해야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수년간 실적이 악화된 데다 올 들어 루이비통과 구찌 등 명품 브랜드들이 철수했고 전체 영업시간도 단축했다.
동화면세점은 인수의사를 타진한 호텔신라 측이 지분 청산 금액 상환 외에 인수에는 부정적이어서 제3의 기업에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동화면세점 측은 매각설을 부인했다.
다만 면세점은 정부가 허가권을 쥔 특허사업이어서 임의로 매각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최근 시내면세점이 포화상태여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청산 절차를 밟게 될 수도 있다.
동화면세점은 1973년 국내에서 처음 시내면세점 특허를 취득하고,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을 모두 유치하며 한때 면세점 업계에서 명성을 날렸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국내 최초 시내면세점 ‘동화’ 매각이냐 청산이냐 갈림길
입력 2017-01-31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