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국방장관 “北 도발 땐 압도적 대응”

입력 2017-01-31 18:10 수정 2017-01-31 21:02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집무실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매티스 국방장관. 두 장관은 통화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 도발에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공동대응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국방부 제공, 뉴시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 도발에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등 한·미동맹을 지속 발전시키기로 했다. 두 장관은 또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도 계획대로 추진키로 했다.

국방부는 한 장관이 31일 매티스 국방장관과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한·미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통화는 오전 7시부터 20분간 진행됐다.

매티스 장관은 통화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동맹관계 발전의 중요성에 대한 미국 인식이 반영돼 한국과 일본을 첫 해외 순방지로 택했다”며 “서울에서의 만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매티스 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을 택한 것은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국 장관은 통화에서 북한의 전략·전술적 도발 가능성에 대해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제공, 한·미 간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통해 강력 대응키로 했다.

두 장관은 3일 서울에서 직접 만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한·미동맹 현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당초 양국 장관회담은 2일로 예정됐으나 이날 오후 방한하는 매티스 장관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예방키로 해 하루 연기됐다.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빠르게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평가를 상호 교환하고 공동대응 방안과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매티스 장관은 양국 국방장관 회담 후 한 장관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한 뒤 오후 다음 방문지인 일본으로 떠난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 출범 후 첫 양국 국방부 장관 회담이다. 미 국방부 장관 취임 후 첫 순방지에 한국이 포함된 것은 1997년 윌리엄 코언 전 장관 이후 20년 만이다. 당시 코언 장관은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을 첫 방문국으로 결정한 것은 북한 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대응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반도 안보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은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 마감단계’ 주장 등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올리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에선 또 사드 배치와 미국 전략자산 순환배치 등 북한 도발 억제 방안도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측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의제로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 방한과 관련해 AP통신은 “방한이 이뤄지면 북한의 ICBM 발사실험, 핵실험, 영변 핵시설 재가동, 한미연합훈련 등과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조만간 수립될 것”이라고 전했다.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