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촌로 충신교회(이전호 목사)는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다음세대 세우기’를 교회의 중점 과제로 선정했다. 성도들 사이에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 중 가장 시급한 것이 ‘교회학교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만난 이전호 목사는 “출산율이 높았던 1970∼80년대에는 교회를 짓기만 하면 사람이 모였지만 현재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며 “학생 수 늘리기에 대한 환상을 갖고, 그 패러다임을 유지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충신교회가 속해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도 최근 5년 간 교회학교 학생 수가 꾸준히 감소했다.
이 목사는 “교회가 그동안 양적 성장에 취해 미처 돌보지 못했던 학생 개개인에 주목하고, 내실 있는 신앙교육을 한다면 오히려 지금의 위기는 교회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과 교회가 분리돼 신앙의 계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교회학교 위기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았다. 이 목사는 “부모들이 자녀를 교회에 보내는 것만으로 신앙교육의 사명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양육하는 시간은 1년에 40시간을 넘지 않지만 부모는 80배에 가까운 약 3000시간을 자녀와 함께한다”며 “학생들이 복음을 경험하려면 교회를 떠나 주중에도 수시로 기독교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교회와 가정이 연계돼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는 부모를 자녀들의 신앙교육 책임자로 세워 ‘교회 같은 가정, 가정 같은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아무리 학령인구가 감소해도 학생과 부모들이 기독교 가치관에 근거한 교육을 필요로 한다면 교회학교는 살아남을 것”이라 덧붙였다.
충신교회는 다음세대 세우기의 중요성을 알리고, 유용한 교육법을 공유하기 위해 오는 11일 교회 본당에서 교육세미나를 개최한다. ‘하나님 나라를 다음세대와 함께’를 주제로 열리는 세미나에서는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과 박상진·신형섭 교수가 주제강의를 한다. 충신교회가 가정과 연계해 진행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소개한다. 1986년 시작한 ‘아기학교’가 대표적 예다. 아기의 첫 사회생활을 엄마가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자녀와 부모가 성경을 배우는 유아교육 프로그램이다. 생후 24∼48개월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믿지 않는 부모들의 아이들도 제한 없이 받아들여 아기교육을 통해 부모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이 목사는 “아기학교를 통해서 30∼40대 부모들이 교회를 거리낌 없이 찾고, 자녀와 하나님 말씀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세미나에서는 이 밖에도 부모학교, 가정예배학교 등의 프로그램도 소개할 예정이다.
오는 4일까지 홈페이지(together.choongshin.or.kr)에서 사전 등록을 할 수 있으며 세미나 당일 현장에서도 등록이 가능하다.
글=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교회학교 위기, 가정·교회 연계해야 극복”
입력 2017-02-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