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 생산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LG화학은 약 250억원을 투자해 여수공장에 연간 400t 규모의 탄소나노튜브 공장을 구축하고 양산에 돌입했다고 31일 밝혔다. 단일 생산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LG화학은 탄소나노튜브 분야에서 세계 4위권 업체로 급부상하게 됐다. 중국 에스유에스엔 씨노텍(600t), 미국 씨-나노(500t), 일본 쇼와덴코(500t)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기존 선도업체인 벨기에 나노씰(400t), 프랑스 아르케마(400t) 등과도 양산 능력에서 같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LG화학은 올해 전지용 소재를 시작으로 판매 규모를 점차 늘려 내년 말까지 공장을 풀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또 탄소나노튜브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19년에는 추가로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기존의 분말형태 탄소나노튜브 제품 외에 다양한 용도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압축형태의 제품도 출시했다. 또 액체 상태의 분산액 형태 등 다양한 탄소나노튜브 제품을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2011년 탄소나노튜브 독자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돌입하는 등 꾸준히 시장 진입을 준비해 왔다. 2013년 20t 규모의 시범 생산라인 구축에 이어 2014년 컴파운드 및 전지용 탄소나노튜브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용 전도성 플라스틱, 경량 고강성 플라스틱 탄소나노튜브-알루미늄 복합체 용도 개발 등에 성공했다. LG화학은 국내외에서 약 25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세계 최대 규모 유동층 반응기를 통해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경쟁사 대비 각각 10% 이상 우수한 순도, 전도성, 강도를 보유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원자 6개로 구성된 육각형 형태가 서로 연결돼 관 모양을 이루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관의 지름이 머리카락 한 올의 10만분의 1도 안 되는 나노미터 단위에 불과하다. 크기는 작지만 탄소나노튜브는 철보다 강도가 100배 뛰어나고 열전도율은 자연계에서 가장 우수한 다이아몬드와 동일하다. 변형 시 견딜 수 있는 강도도 일반 탄소섬유보다 우수하다. 우수한 전도율과 강도를 모두 충족해야 하는 항공기와 자동차 소재, 2차 전지 및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IT 산업 및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리튬이온전지의 양극 도전재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 탄소나노튜브 시장은 지난해 824t에서 2020년에는 1335t 규모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꿈의 신소재’ 탄소나노튜브… LG화학, 빅4 반열 올랐다
입력 2017-01-31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