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장은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호소문에서 “이기기 위해 싸워야지 싸우기 위해 싸우지 말자. 우리는 경쟁하되 전쟁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본격 경선 국면을 맞아 일부 극성 ‘팬덤’(fandom·특정 인물이나 분야에 몰입해 빠져드는 사람)의 흠집 내기가 극한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최근 이 시장은 ‘문재인 퇴출’ 모임에 가입했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후보 배제를 주장하는 페이스북 그룹에 이 시장이 등록됐다는 내용이었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 하는 분들은 알겠지만 초대로 동의 없이 가입시킬 수 있다. 이간질”이라고 일축했다.
문 전 대표의 열성 지지층과 이 시장 측 ‘손가락혁명군’(손가혁) 간 온라인 혈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양측은 서로의 조직적 여론몰이 정황을 폭로하면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 진보 성향 사이트에 올라온 ‘손가혁 카페의 민낯’이라는 글은 문 전 대표에 대한 각종 루머의 진앙지가 ‘손가혁 혁명군 본부’라고 폭로했다. 이 글에는 ‘문재인은 남자 박근혜’ ‘문재인의 거국중립내각 관련 말바꾸기’ 등 해당 카페 게시글을 캡처한 댓글이 178개나 달렸다.
문 전 대표의 열성 지지자들은 개헌을 주장한 의원들에게 ‘18원 후원금 폭탄’을 날려 ‘달레반’(문 전 대표를 의미하는 달
이밖에 경쟁 후보의 기사에 악성 댓글을 도배하고, 각종 ‘설(說)’이나 페이크 뉴스(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교묘한 비방전도 넘쳐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는 유엔협약 위반’,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나주 남평 문씨 빨갱이설’ 등 뉴스를 빙자한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29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 “제가 (지난 대선 당시) 문 전 대표를 안 도와주고 미국으로 떠나 소금을 뿌렸다는 식의 주장은 후안무치한 흑색선전”이라고 비판했다. 2012년 후보 단일화 과정을 문제 삼는 일각의 비방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