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7 빼닮은 ‘갤럭시A5’, 셀카 찍기 딱이네

입력 2017-02-01 05:07
삼성전자가 올해 첫 번째 스마트폰인 ‘2017년형 갤럭시 A5’(이하 A5)를 출시했다. 중국산 스마트폰이 가성비(가격 대비 높은 사양의 제품)를 앞세워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하자 삼성전자가 받아치는 묵직한 반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갤럭시 A시리즈에 ‘영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보급형이라는 범주에 묶이지 않으면서 상위 기종인 갤럭시 S시리즈와는 차별화를 하려는 작명이었다. 지난해 제품은 ‘프리미엄’보다는 ‘영’에 방점이 찍힌 느낌이었다. 반면 A5는 프리미엄쪽에 좀 더 기운다.

A5는 여러 면에서 지난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7을 연상시킨다. 디자인 면에선 구분이 힘들 정도다. A5는 후면에 3D 글래스가 적용돼 곡면으로 마감됐다. 갤럭시 노트5에 처음 적용된 이후 삼성전자 프리미엄 라인업에 사용되는 디자인이다. A5는 최근 스마트폰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 나와 보이는 디자인)’도 없다. 렌즈가 돌출되지 않아 뒷면은 완전 평평하다. 삼성전자는 이를 ‘제로 디자인’이라고 명명했다.

색상은 젊은층이 선호할 만한 쪽으로 맞췄다. 블랙, 화이트 등 일반적인 색상 대신 블랙 스카이, 블루 미스트, 피치 클라우드 등 세 가지 색상을 준비했다. 모두 강렬한 원색이 아니라 파스텔톤의 은은한 느낌이어서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가 된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부도 S7의 주요 특징을 대부분 물려받았다. 삼성페이, 삼성클라우드, 올웨이즈온디스플레이(AOD) 등 갤럭시 S시리즈에 있던 기능이 대부분 포함됐다. A시리즈 최초로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도 적용됐다. 갤럭시 S시리즈를 사용하던 사용자가 A5를 선택해도 불편함은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기능은 차이가 없다.

카메라는 사양이 S7보다 나아졌다. A5는 전후면 모두 16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에 1600만 화소가 사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셀피를 즐기는 젊은 층을 겨냥한 것이다. A5에는 ‘플로팅 카메라 버튼’이 적용됐다. 화면에 가상의 셔터 버튼이 있어서 원하는 곳으로 버튼을 옮겨서 누를 수 있다. 셀피를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A5의 렌즈 밝기는 F1.9로 S7의 F1.7보다 다소 어둡다. 같은 환경에서 S7과 함께 사진을 찍어본 결과 A5의 화질은 전반적으로 S7에 필적했다. 단 어두운 곳에서는 A5가 다소 약점을 보였다. 초점이 늦게 잡히는 경우가 있었고, 화질도 S7에 비해 약간 떨어졌다. 하지만 체급이 다른 제품임을 고려하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차이였다.

A5의 출고가는 54만8900원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외국산 스마트폰은 비슷한 사양에 40만원대에 나오고 있다. 10만원 가량 가격 차이가 있지만 삼성페이 등 특화 서비스와 사후관리 등을 고려하면 A5 쪽이 더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기능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A5로 ‘다운 그레이드’도 괜찮은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보급형이라는 범주로 묶이는 제품은 가격이 싼 대신 디자인과 성능도 함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5는 보급형 제품과는 성격이 다르다. 프리미엄 제품이 제공하는 디자인과 기능은 그대로 이어받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일부분만 타협을 했다.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에서 S시리즈와 작은 차이가 있지만, 그런 미세한 수준을 신경 쓸 정도의 사용자라면 프리미엄 제품에서 내려갈 이유가 없다.

A5를 보면서 조만간 공개될 S8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A5에는 지난해 프리미엄 라인업인 S7의 기능 대부분이 포함됐다. 스마트폰 본연의 기능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특화 서비스로 선보인 것까지 빼곡히 채워져 있다. 조만간 공개될 S8은 디자인, 성능 등에서 A5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포함돼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