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만가구 분양… 부동산 시장 회춘할까

입력 2017-01-30 17:41
설 이후 본격적인 아파트 분양 대전이 시작된다. 대형 건설사들은 2월에 물량을 대거 쏟아낸다. 최근 서울 강남권 일부 재건축 아파트 정비계획안 통과와 봄 이사철이 겹치면서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그러나 부동산 한파는 계속될 것이란 비관론도 여전하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설 연휴가 끝난 2월 전국에서 2만650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1월 분양물량(1만2660가구)보다 7990가구 늘어난 수치다. 2000년 부동산114가 분양계획 조사를 시작한 이래 2월 한 달 기준으로 1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6988가구, 지방 1만3662가구로 집계됐다.

분양물량 증가는 설 연휴가 1월로 빨라진 데다 건설사들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미뤘던 물량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책과 금리 인상 가능성, 조기 대선 가능성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르는 것도 이유다.

계속 떨어지던 강남 아파트값은 상승세로 전환했다. 3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 4구 매매가는 12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 18일 열린 서울시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서초구 반포 현대아파트, 송파구 크로바아파트 등의 정비계획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들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가 2000만∼3000만원 오르고 있다. 본격적인 이사철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 거래 증가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널뛰던 전세가도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해 말에 비해 0.06% 상승했다. 지난해 1월의 전세가 상승률(0.18%)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 2012년 1월(-0.03%)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 갭투자 등으로 인한 전세 물량 증가도 꾸준해 2∼3년 전과 같은 전세난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공급 과잉과 미분양 추세 등으로 볼 때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있고, 이는 올 한 해 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강남권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지만 묻지마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