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우즈가 갔던 길 따라… 왕정훈 아니벌써 3승

입력 2017-01-30 17:53 수정 2017-01-31 00:26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왕정훈이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통산 3승째를 따냈다. 그는 타이거 우즈 이후 가장 빨리 EPGA 투어 3승 고지를 밟는 기록도 세웠다. 왕정훈은 29일 카타르 도하의 도하 골프클럽(파72·7400야드)에서 열린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총상금 25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야코 반 질(남아프리카공화국), 요아킴 라거그렌(스웨덴)과 동타를 이룬 왕정훈은 연장 승부에서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왕정훈은 지난해 5월 하산2세 트로피와 모리셔스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활약을 펼치며 투어 신인왕에 등극했다. 당시 모로코, 모리셔스 등 아프리카에서 열린 두 대회에서 우승해 ‘아프리카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올해는 아프리카와 가까운 중동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둬 ‘중동 사나이’로의 도약을 예고했다.

왕정훈은 2005년 어니 엘스(남아공)에 이어 12년 만에 카타르 마스터스 첫 출전과 동시에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특히 왕정훈은 EPGA 투어 29번째 대회 만에 3승을 거뒀다. 톰 왓슨(EPGA 투어 8번째)과 타이거 우즈(12번째·이상 미국) 이후 가장 빨리 3승 고지를 밟았다.

또 왕정훈은 이번 우승으로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린 나이(21년 144일)에 3승째를 챙겼다. EPGA 투어 전체로는 마테오 마나세로(이탈리아)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에 이어 3번째로 어린 나이에 3승을 달성했다.

지난주까지 남자골프 세계랭킹 60위였던 왕정훈은 이번 우승으로 39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