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보다 무수단 먼저 발사 가능성

입력 2017-01-30 17:34 수정 2017-01-30 20:56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는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을 먼저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30일 “북한의 ICBM 시험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며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다면 무수단 미사일을 먼서 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ICBM 엔진 시험을 먼저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의 ICBM급 미사일 KN-08과 개량형인 KN-14는 무수단 미사일 엔진 2개를 묶어 1단 추진체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를 8차례 시도했으나 단 1발만 성공했다. 무수단 미사일 엔진의 성능조차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 사업이 마감단계”라고 언급했다. 때문에 올해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1단 추진체 엔진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KN-08이나 KN-14 발사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3400㎞ 이상인 중거리 미사일로 엔진은 러시아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R-27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신형 ICBM 고추력 액체엔진의 지상연소시험을 수행했다”며 엔진 사진을 공개했다. 6월에 북한이 83도 고각으로 발사해 1413㎞까지 올라갔던 무수단 미사일은 이 신형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후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는 실패했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경우 ICBM 재진입체기술시험을 위해 고각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고각 발사시험이 재진입 기술 확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ICBM의 대기권 재진입 시 속도는 마하 24에 달하지만, 무수단 미사일 고각발사 시 대기권 재진입 속도는 마하 15 정도다.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열의 차이가 크다. ICBM의 탄두는 7000∼8000도를 견뎌야 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수준은 단 분리와 추진체 결합, 유도조정장치 기술 등 장거리 비행능력은 확보했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갖추지 못했다는 게 우리 군의 평가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