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력 양성·국제 경쟁력 확보에 최선”

입력 2017-01-31 05:14
대한의료정보학회 신임 회장과 이사장을 맡은 아주대학교 유희석 의료원장겸 의무부총장(왼쪽)과 박래웅 의료정보학과 교수. 아주대의료원 제공

“본의 아니게 학회를 독식(獨食)하게 됐다는 말을 듣게 됐네요. 하하. 하지만 일을 잘 하면 학회장과 이사장 자리를 독차지했다는 소리는 쑥 들어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회원들도 그 기대감으로 다른 학회 눈치 안 보고 우리 두 콤비를 수장으로 동시 추대했을 겁니다.”

아주대의료원 유희석(63·산부인과) 박래웅(48·의료정보학과) 교수팀이 최근 대한의료정보학회 신임 회장과 이사장으로 각각 취임해 화제다. 그동안 의학계에서 특정 학회를 대표하는 회장과 재정을 책임지는 이사장이 한 대학 교수들로 동시에 추대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유희석 신임 회장과 박래웅 이사장은 30일, 입을 모아 “열심히 일하란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랄 수 있는 의료정보산업의 발전을 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업계는 물론 학계도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각오”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한의료정보학회는 의학 치의학 한의학 간호학 약학 등 의료분야와 컴퓨터공학 인지과학 산업공학 경영정보학 등 다학제 교수진과 연구진이 의료분야 정보화를 위해 힘쓰는 대한의학회 산하 학술단체다. 회장의 임기는 1년, 이사장의 임기는 2년이다.

유 회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이 오면 승자독식체제로 바뀌어 1등만이 살아남게 되고 사람들도 허접한 제품은 안 쓰게 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정보화시대에 한국이 2류 국가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정보를 개방, 공유하는 오픈 플랫폼 시스템을 개발,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도 “IBM사가 개발한 암 진단 및 치료정보 프로그램 ‘왓슨 포 온콜로지’도 빅데이터를 창조적으로 활용한 성공사례다. 우리나라도 대규모 의료정보 데이터를 서로 개방, 공유하되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료정보학회는 올 봄 아주대병원에서 의료정보 네트워크 구축을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 의료정보의 산업화와 활성화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박 이사장은 외부에서 필요로 하는 빅데이터 수요를 파악하고 결과 값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데도 앞장설 계획이다. 이 복안이 생각대로 실현될 경우 국내에선 처음으로 복수의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의료정보 공유 생태계가 구축된다.

박 이사장은 “최근 의료계 화두인 인공지능(AI)도 데이터가 핵심인데, 우리나라는 표준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활용 가능한 데이터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공유 생태계가 구축되면 연구 환경에 혁신적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