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장본인 최순실(61·구속 기소)씨를 변호하는 이경재(68·사법연수원 4기·사진) 변호사가 26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비난했다. 이 변호사는 “특검이 조선시대에나 나올 법한 ‘삼족을 멸하겠다’는 말로 최씨를 위협했다”며 최씨에 대한 인권 침해를 주장했다. 특검 수사와 탄핵심판으로 수세에 처한 박근혜 대통령 측이 연합해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지난 25일 특검에 소환되며 돌연 고함을 지른 일에 대해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호송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외쳐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변호사는 “특검 관계자가 ‘최순실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언동했다”며 “분노와 증오심으로 특검 업무를 수행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특검이 지난달 24일 오후 10시40분부터 성탄절인 25일 새벽 1시까지 2시간여간 변호인 입회 없이 최씨를 신문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정파의 이익을 떠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훈계한 이 변호사는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박 대통령과 최씨 측이 특검 수사 방식에 시비를 걸어 현재의 판도를 흔들려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검은 이날 “담당 검사는 ‘삼족을 멸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최씨가 허위사실로 특검의 신뢰·명예를 훼손해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변호인 조력권이 시비된 한 차례의 신문은 단순히 최씨 입장 파악을 위한 것이었고, 퇴소 시각도 25일이 아닌 24일 오후 11시56분이었다고 특검은 설명했다.
지난 25일 헌재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심판 선고 시한을 선언하는 헌재를 향해 전원 사퇴를 시사했고, 특검에서는 최씨가 소란을 피웠다. 저녁에는 박 대통령이 보수 논객을 만나 억울함을 토로하는 인터넷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朴·崔, ‘특검수사’ 시비… 헌재 흔들기
입력 2017-01-26 16:27 수정 2017-01-26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