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공기업 실세 계성高라인 “떨고 있니?”

입력 2017-01-26 16:35 수정 2017-01-26 19:35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계성고 동문들이 좌불안석이다. 연말·연초 이뤄진 대기업 인사에서 현 정부 들어 승승장구했던 계성고 출신들이 잇달아 고배를 마시고, 안 전 수석의 인사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자 괜한 구설에 오를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특별검사팀은 안 전 수석이 국민연금공단 인사에 개입한 정황을 잡고 강면욱 현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특검은 안 전 수석이 인사 과정에서 문형표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조율이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안 전 수석의 계성고와 성균관대 1년 후배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본부장 후보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민정수석실의 인사 검증을 받지만 승인과 임명은 각각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연금 이사장이 한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이 강 본부장의 선임을 직접 지시했다면 직권남용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이 국민연금 외에 다른 공공기관 인사에도 개입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 요직에는 이른바 ‘계성고 라인’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에너지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강남훈 이사장이 대표적이다.

강 이사장은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시절에도 박근혜정부 정책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 인물이다. 산단공을 창조경제 거점으로 만들겠다며 업그레이드를 추진한 것은 물론 강소기업을 육성하겠다며 ‘제2의 새마을운동’을 구상하기도 했다. 정하황 한국서부발전 사장도 계성고 출신으로 중앙대를 졸업한 뒤 한국전력공사 기획처장, 한국수력원자력 기획본부장 자리까지 오른 TK(대구·경북) 인사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삽화=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