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아름다워”… 백악관이 맘에 든다는 새 주인

입력 2017-01-26 16: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백악관 집무실로 걸어가면서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백악관 입성과 함께 ‘주말부부’ 신세가 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주거공간에 잘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호화로운 뉴욕의 트럼프타워를 놔두고 익숙지 않은 공간에서 홀로 기거하게 된 트럼프가 취임 이후 닷새 동안 백악관에서 그가 좋아할 만한 것을 많이 찾아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NYT와 전화 인터뷰에서 대뜸 백악관 전화기에 대한 자랑부터 늘어놨다. 그는 “내가 써 본 것 중에 가장 아름다운 전화기들”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과정에서 끊임없이 도·감청 논란에 휩싸였던 그는 전화 내용을 엿듣는 사람이 없단 의미로 “(내뱉은) 말들이 공기 중에서 그냥 폭발해버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지냈던 침실에도 각별한 호감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아름답고 매우 기품 있는 숙소”라고 격찬하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잠을 잤던 곳이라는 것을 안다면 매우 특별해진다”고 말했다. 또 “링컨의 침실은 그의 집무실이기도 했다. 내가 지내는 곳이 링컨의 침실”이라면서 자신의 거처에 유서 깊은 역사가 깃들어 있다며 감개무량해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트럼프가 지금껏 지내온 곳들보다 유일하게 더 유명한 장소가 백악관’이라고 평가한 NYT는 처음엔 트럼프가 새집으로 이사하는 것에 다소 불안해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내 보좌관들에게 백악관의 웅장함과 품위에 감탄하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떨어져 지내는 트럼프는 “그들(멜라니아와 막내아들)이 주말에 온다”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뉴욕 사립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배런(10)이 학기를 마치는 올해 6월까지 뉴욕에 머물 예정이다.

장녀 이방카와 맏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 부부도 지난 주말까지 백악관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