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태평양육군사령관 “北 핵·미사일 위협은 블랙스완… 美에 가장 큰 위협”

입력 2017-01-26 16:31

로버트 브라운(사진)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대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블랙스완(검은 백조)’에 비유하면서 미국이 당면한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했다. 블랙스완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적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야기하는 사건을 의미한다. 북핵 위협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취지의 표현이다.

브라운 사령관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토론회 ‘2017 아시아 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5가지 문제 가운데 4개가 태평양 지역에 몰려 있다”면서 “그 가운데에서도 내가 밤잠을 설치고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지난 4년간 미사일 34∼40발을 발사했는데 공격적인 뭔가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21세기에 유일하게 핵실험을 하는 인물”이라며 “북한이 하는 행동이나 난데없이 발생할 수 있는 것들은 블랙스완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외무성 최광일 미주 부국장은 평양에서 미 NBC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언제, 어디서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 부국장은 “핵무기를 강화하려는 조치는 우리 주권을 방어하고 미국의 핵 협박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이라며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계속하는 한 우리는 핵 억지력과 선제타격 능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만약 우리 군대가 미국을 침범하려고 캐나다와 멕시코로 핵 훈련을 간다고 상상해 보라”고도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 당국자가 핵·미사일 개발과 시험발사 의지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에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라고 밝혔다. 이후 북한 관영·선전 매체들은 최고 수뇌부의 결심과 의지에 따라 ICBM이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머지않아 발사될 것이라며 위협의 수위를 높여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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