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6일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용감한 개혁’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자신의 브랜드인 ‘민주공화국 헌법 가치’를 강조하며 회견 장소를 국회 헌정기념관으로 택했다.
유 의원은 “아무리 대선 기간이 짧더라도 대선 주자들에 대한 도덕성과 정책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검증이 시작되면 지지율이 요동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의식한 듯 출마선언 시작부터 “오늘 국민의 분노와 좌절, 그리고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시민의 목소리를 가슴에 담고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 대통령은 양극화, 불평등, 불공정에서 벗어나 온 국민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송파 세 모녀 자살, 구의역 사고, 쪽방 독거노인 같은 불행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권력기관 개혁과 정경유착 척결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는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이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복무하도록 근본적인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르·K스포츠재단 같은 비리’ ‘비선실세 딸의 입학비리’ ‘국민연금 팔을 비틀어 국민의 쌈짓돈으로 재벌 경영권 승계를 도와주는 비리’가 없을 것”이라며 박근혜정부와 각을 세웠다. 그는 “재벌 총수와 경영진이 저지른 불법에 대해서는 절대 사면복권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부모의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육아휴직 3년 연장, 육아휴직급여 인상 등을 주장했다. 그는 “‘칼퇴근’을 정착시키고, 퇴근시간 직전이나 심야시간, 주말에 업무 지시를 하는 ‘돌발노동’도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너진 공교육과 사교육비 부담 등을 저출산 원인으로 진단한 뒤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폐지, 소형주택·임대주택 확대도 제안했다.
유 의원은 “많은 대통령 후보 중 경제 전문가는 제가 유일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취임 후 2년간 부실기업 대수술’ ‘혁신성장시대 개척’ 로드맵을 제시했다. 또 “안보에 대해 불안하고 무책임한 사람에게 나라를 맡겨서는 안 된다”며 ‘사드(THAAD)·킬체인 등 강력한 방위력 구축’도 언급했다.
보수 원로인 이회창 전 총리는 유 의원 지지 연설을 통해 “실력과 내공을 가진 유일한 분으로, 다음 대통령은 유승민이 돼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유 의원은 발언을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전 총리는 유 의원 부탁을 받고 새누리당 당적도 정리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 말미에 자신의 가족과 형·누나 가족을 모두 단상에 올려 참석자에게 소개했다. 친인척 검증에 대해 자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범보수 단일 후보 논의와 관련해 “‘빅텐트’를 치더라도 바른정당을 중심으로 치는 보수 대연합이라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글=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정의롭고 따뜻한 세상 만들겠다”… 유승민 대선 출사표
입력 2017-01-26 16:37 수정 2017-01-26 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