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최소한의 경호인력만 대동하고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는 25일 오후 3시부터 1시간가량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됐다. 청와대 홍보수석과 대변인도 배석하지 않았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 인터뷰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이다. 인터뷰는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정 주필이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신청했던 인터뷰를 박 대통령이 이날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설 연휴 전후로 기자간담회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이 부담이 큰 공개적인 기자간담회보다는 이념적 성향이 맞는 사람이 진행하는 개별 인터뷰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무정지 상태인 박 대통령이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의 ‘3월 13일 이전 최종결정’ 선언 등 탄핵심판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탄핵 결정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앞둔 여론전이자 최후의 뒤집기 시도라는 것이다. 정 주필은 보수 논객으로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 ‘국민경제자문회의의 공정경제분과 최고위원’에 위촉돼 2년간 활동했고, 최근 보수 단체들이 결성한 ‘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축사도 했다. 최근 각 방송에 나와 박 대통령을 두둔한 이력도 있다.
인터뷰에 등장한 박 대통령은 특유의 올림머리를 유지했고 베이지색 재킷을 입었다. ‘청와대에서 굿을 했나’ ‘향정신성의약품에 중독됐나’ 같은 직설적인 질문에도 비교적 담담하게 답을 이어갔다. 최순실이 대통령의 결정을 대신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어이가 없다. 정말 어이가 없는 얘기들”이라고 반박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탄핵안 가결 이후 첫 인터뷰… ‘헌재 3월13일 결정’ 선언 뒤집기?
입력 2017-01-26 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