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이후 첫 인터뷰… ‘헌재 3월13일 결정’ 선언 뒤집기?

입력 2017-01-26 01:06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인터넷 방송 ‘정규재TV’ 운영자인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거짓말로 쌓아올린 커다란 산”이라며 검찰과 특검 수사를 전면 부인했다. 정규재TV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최소한의 경호인력만 대동하고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는 25일 오후 3시부터 1시간가량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됐다. 청와대 홍보수석과 대변인도 배석하지 않았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 인터뷰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이다. 인터뷰는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정 주필이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신청했던 인터뷰를 박 대통령이 이날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설 연휴 전후로 기자간담회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이 부담이 큰 공개적인 기자간담회보다는 이념적 성향이 맞는 사람이 진행하는 개별 인터뷰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무정지 상태인 박 대통령이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의 ‘3월 13일 이전 최종결정’ 선언 등 탄핵심판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탄핵 결정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앞둔 여론전이자 최후의 뒤집기 시도라는 것이다. 정 주필은 보수 논객으로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 ‘국민경제자문회의의 공정경제분과 최고위원’에 위촉돼 2년간 활동했고, 최근 보수 단체들이 결성한 ‘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축사도 했다. 최근 각 방송에 나와 박 대통령을 두둔한 이력도 있다.

인터뷰에 등장한 박 대통령은 특유의 올림머리를 유지했고 베이지색 재킷을 입었다. ‘청와대에서 굿을 했나’ ‘향정신성의약품에 중독됐나’ 같은 직설적인 질문에도 비교적 담담하게 답을 이어갔다. 최순실이 대통령의 결정을 대신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는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어이가 없다. 정말 어이가 없는 얘기들”이라고 반박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