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광우병과 이번 사태, 근거 약한 것 공통점”

입력 2017-01-26 01:05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인터넷 방송 ‘정규재TV’ 운영자인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거짓말로 쌓아올린 커다란 산”이라며 검찰과 특검 수사를 전면 부인했다. 정규재TV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촛불집회를 2008년 ‘광우병 시위’에 비유했다. 박 대통령은 “근거가 약하다는 점에서 두 가지가 서로 유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에 대해선 “촛불시위의 두 배 넘는 정도로 열성을 갖고 많은 분들이 참여한다고 듣고 있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탄핵하려고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기자간담회 이후 추가 해명 기회를 고심해 왔다. 그러다 설 연휴 전인 25일 보수 성향의 인터넷 방송을 운영하는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과의 단독 인터뷰를 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블랙리스트는 사실이라고 폭로했다.

“장관으로 재직할 때 말과 퇴임한 후 말이 달라지는 건 개탄스러운 일이다.”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은 구속됐는데.

“무슨 뇌물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다는 거는 저 개인적 생각으로는 너무 과했다.”

-블랙리스트 자체는 예전부터 있었던 건가.

“(굳은 표정으로) 모르는 일이죠.”

-최근 어떤 국회의원이 이상한 그림을 올렸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 그걸 아무 거리낌 없이 죄의식도 없이 쉽게 넘을 수 있다는 걸 보면서 그것이 현재 한국 정치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최순실 사건을 관리하는 세력이 있음을 느끼나.

“그동안 쭉 추적을 해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누가 기획했는지 심증은 있나.

“하여튼 우발적으로 된 건 아니라는 느낌은 있다.”

-촛불시위는 어떻게 보나.

“광우병과 이번 사태 두 가지가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한 점이 있다고 느끼고 있다.”

-직접 나갈 생각 있나.

“그런 계획 없다.”

-태극기 집회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촛불시위의 두 배 넘는 정도로 열성을 갖고 많은 분들이 참여한다고 듣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법치를 지키기 위해 고생도 무릅쓰고 나온다는 생각을 할 때 가슴이 미어진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신경질적으로 나오고 있다.

“제가 손발이 묶이지 않았다면 여러 가지 힘썼을 일들이 있다. 최소한의 방어시스템조차 지켜내지 못한다면 주권을 가진 나라가 아니다. 주권이 짓밟히면 만만한 나라가 된다.”

-이런 결정은 기억돼야 한다는 게 있나.

“국가 정체성 수호에 노력을 기울였다. 통합진보당 해산도 있고 그 외에도 열거하려면 많이 있다.”

-트럼프 당선 어떻게 봤나.

“세계의 경제·안보 정책이 많이 변화할 것이다.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정치권의 성찰이라든가 고민, 노력이 잘 안 보여 걱정스럽다.”

-새누리당에 대선 후보도 없다.

“우선 둥지가 튼튼해야 된다. 그런 결사체가 되면 또 대선후보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

-저녁에 뭐하시나.

“드라마를 많이 볼 시간은 없다. 그런 식으로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까지 여러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밀린 서류 보는 게 대통령 일 중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세월호 7시간, 여성 대통령에 대한 짓궂은 관심이라고 느끼나.

“여성이 아니면 그런 비하를 받을 이유가 없다. 여성 비하라고 생각한다.”

-정윤회와 밀회했나.

“나라 품격 떨어지는 얘기다. 답하는 것도 민망스럽다. 정윤회씨는 취임하기 오래전에 다른 일을 하게 됐고 그 후에 만난 적이 없다. 얼마나 많은 오해와 허구와 거짓말이 아주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지를 역으로 증명하는 거다.”

-정유라가 딸이라는 소문도 있다.

“끔찍한 거짓말도 어지간히 해야지 저질스러운 거짓말이 난무하는 데 회의가 든다.”

-헌법재판소에 출석하나.

“아직 검토된 바 없다.”

-특검은.

“조사에 임하려고 한다.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