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金 꿈’ 미리 맛본다
입력 2017-01-31 05:03
제8회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왔다. 내달 19일부터 26일까지 일본 삿포로 주변 13개 경기장에서 8일간 열전이 펼쳐진다. 개막식 전날인 18일에 남자아이스하키 예선이 펼쳐져 실제 경기가 열리는 날은 9일이다. 이번 대회는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동계 스포츠 선수들의 기량과 경기력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아보며 2년 후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가늠해 보는 것도 좋다.
종합 2위 목표…썰매 종목은 안 열려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은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대회다. 이는 동계올림픽에 1년 앞서 대회를 치르도록 개최 시기를 조정한 것에 따른 것이다. 삿포로 대회 ‘겨울의 감동을 공유하고 더 큰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의 ‘Beyond your ambitions’다. 마스코트는 붉은 머플러를 두른채 푸른 망토로 몸을 감싼 하늘다람쥐 ‘에조몬’이다.
6년 전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3개로 3위를 차지했다. 당시 우승은 개최국인 카자흐스탄이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선 한국과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의 4파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금메달 15개 이상을 획득해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대회 이후 14년 만에 종합 2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경기력 점검·향상을 위해 선수단 규모를 2011년 대회(153명)보다 많은 230여명으로 확대했다. 한국은 6년 전 스피드스케이팅에서 5개, 쇼트트랙에서 3개, 알파인 스키에서 3개,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1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전략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등에서 많은 메달을 노린다.
다만 삿포로 대회에선 전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썰매 종목은 열리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에 봅슬레이 원윤종과 서영우, 스켈레톤 윤성빈, 지난해 말 독일에서 귀화한 루지 선수 에일리 피리쉐 등 관심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볼 수없다.
빙속·쇼트트랙 “다관왕 노린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강한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서 무더기 금메달을 노린다. 스피드스케이팅 목표는 금메달 5개다. 간판 이승훈과 김보름이 앞장선다. 두 선수는 현재 남녀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로, 이 종목에서 무리없이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보인다.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처럼 레인 구분 없이 400m 레인을 남자는 35바퀴, 여자는 25바퀴를 도는 경기다. 이승훈과 김보름은 각각 남자 1만m와 여자 5000m에서도 메달 사냥에 나선다. ‘빙속 여제’ 이상화는 동계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상화는 고질적인 왼 무릎 부상에 오른 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로 최근 부진했다. 이상화는 삿포로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본격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메달밭인 쇼트트랙에서도 최소 5개 이상의 노다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심석희와 최민정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계주를 비롯해 500m와 1000m, 1500m 등 전 종목 금메달을 노린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열린 네 차례의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4연속 2관왕을 기록했을 정도로 적수가 없다. 심석희는 1500m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민정은 한국 대표팀의 대표적인 취약 종목으로 꼽히는 500m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대표팀은 월드컵 1500m에서 연속 금메달을 딴 이정수가 있다.
“설상(雪上)·남자 아이스하키·컬링도 기대”
설상종목에선 스노보드 이상호와 크로스컨트리 김마그너스가 선두주자다. 이상호는 지난해 말 열린 카레차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4위에 올랐다. 당시 아시아 선수 중에선 이상호보다 앞선 선수가 없어 금메달이 유력하다. 아버지가 노르웨이인인 김마그너스는 남자 크로스컨트리에서 메달을 노린다. 그는 지난해 2월 유스올림픽 크로스컨트리 크로스 프리 종목과 10㎞ 프리 종목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컬링도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남자 컬링 대표팀인 강원도청은 지난해 1월 열린 컬링 챔피언십 투어 독일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대표팀인 경북체육회도 2016 아시아태평양 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던 남자 아이스하키도 금메달을 노리며 맹훈련 중이다.
글=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