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간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불법 투표가 없었다면 자신이 득표수에서도 승리했을 것이란 트럼프의 주장에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23일 의회 지도부를 초청해 개최한 백악관 연회에서 “300만∼500만표에 달하는 불법투표가 없었다면 내가 대선 득표수에서도 승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 사기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3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27명을 확보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총 득표수는 클린턴보다 280만표 적었다.
트럼프에 더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연회 다음 날 정례 브리핑에서 불법투표 주장과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은 그것(불법투표)을 믿고 있다”며 “트럼프는 관련 연구와 증거에 기초해 그 믿음을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불법투표의 증거는 없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또 트럼프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조차 “증거가 없으며 이미 대통령이 된 트럼프에게 불법투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공화당 원로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성명을 내고 불법투표 주장이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엄은 CNN방송과 인터뷰에서도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불법투표 주장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트럼프 불법투표 주장에… 공화 지도부 “그만해라”
입력 2017-01-25 18:37 수정 2017-01-26 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