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최순실 의혹’을 딛고 연임에 성공했다. 자격심사를 맡은 포스코 CEO(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는 수익성 확대 등 경영 성과에 높은 점수를 줬다.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철저히 검증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질적 검증인 특검 수사로 권 회장 관련 의혹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포스코도 마음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포스코 이사회는 25일 권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CEO추천위는 이날 오전까지 회의를 진행한 뒤 만장일치로 권 회장이 차기 CEO 후보로 적합하다는 내용의 자격심사 결과를 이사회에 전달했다. 권 회장의 연임은 오는 3월 1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최종 확정되며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CEO추천위는 권 회장의 경영 성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체질 개선,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수익성 개선에 주목했다. 권 회장 취임 직전인 2013년 2조2151억원이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말 2조6353억원으로 19.0%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7.3%에서 10.8%로 늘며 2011년 이후 5년 만에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지난해 말 포스코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사상 최저인 17.4%를, 일반 강재보다 부가가치가 배 이상 높은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량은 사상 최대인 1597만3000t를 기록했다. 취임 이후 구조조정 126건을 완료하고 지난해 주가가 55%가량 오른 점 등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는 이날 이런 내용의 2016년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이명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전원이 포스코의 중장기 성장 발전을 위해 권 회장의 연임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보도자료에서 “(CEO추천위는) 최근 언론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재확인 과정을 거쳤다”며 “각종 의혹이 근거가 없거나 회장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사권이 없는 CEO추천위의 검증은 권 회장의 해명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관련 정황을 참조하는 수준을 넘기 어려웠다는 한계가 있다. 권 회장은 최순실씨 측근 차은택씨가 포레카(포스코 광고계열사) 지분을 강탈하는 과정에 개입했다거나 아내 박충선 대구대 교수를 통해 회장 선임 로비를 벌였다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CEO추천위는 비철강 사업 분야 개혁 방안, 후계자 육성 및 경영자 훈련 프로세스 활성화 방안 등을 차기 CEO가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포스코는 2014년 권 회장 취임 후 세운 구조조정 목표 149건 중 남은 23건을 올해 마무리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47.3%를 기록한 WP 제품 판매 비중은 52%까지 높이고, 솔루션 연계 판매량(지난해 390만t)은 450만t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투자액은 연결 기준 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원 늘린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권오준 포스코 회장 연임 의결… 수익성 확대 성과에 후한 점수
입력 2017-01-25 18:53 수정 2017-01-25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