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5일 ‘일자리 대통령’을 내세우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인 협치와 연정을 공식 제안했고, “지지율은 요동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한 그는 내내 일자리를 강조했다. 남 지사는 “국민 모두가 원한다면 언제든 일할 수 있는 ‘국민 일자리 특권시대’를 열겠다”며 “실정에 맞지 않는 기본소득이 아니라 기본근로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만들어진 일자리 수가 전국 일자리의 절반이 넘는 15만4000개였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남 지사는 출마선언과 함께 세대교체, 협치·연정, 공유적 시장경제, 한국형 자주국방을 구호로 내걸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바닥부터 ‘리빌딩’하면 그 결과물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구상이다.
남 지사는 그동안 모병제, 사교육 폐지, 수도 이전, 핵무장 준비 같은 논쟁적인 이슈들을 주도적으로 제기해 왔다. 출마 회견에서도 민감한 사안을 피해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대선이 끝나고 ‘아, 저놈은 대한민국 자산이다’라는 얘기를 남기고 싶다”며 “그런 의미에서 모병제나 사교육 폐지는 한 번쯤 토론하고 고민할 문제”라고 말했다. 지지율이 낮다는 지적에는 “대선 구도는 출렁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과거 이미지 말고 콘텐츠와 이뤄놓은 실적으로 평가하면 조만간 제 지지율이 요동칠 것”이라고 확신했다.
남 지사는 바른정당에서 처음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까지 합하면 보수 진영에선 이인제 전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26일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대선 출마 회견을 연다. ‘벚꽃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내 경선 레이스도 조기에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 지사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이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반 전 총장만큼 인적 네트워크와 경륜이 있는 인사가 없다고 치켜세웠다. 다만 그의 귀국 행보에는 “한국 변화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내 경쟁자인 유 의원에 대해선 “방향은 옳은데 디테일이 없다”고 했다. 또 “중앙정치만 경험한 분들은 담론은 있지만 실제 문제를 해결해본 적이 없다”고 차별화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1%, 2%대 지지율을 가진 후보들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부닥쳐야 한다”고 정책토론을 재촉했다. 경선 룰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현직 단체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전 90일까지 직을 내려놔야 한다. 조기 대선은 보궐선거 규정이 적용돼 30일 전에 사퇴하면 된다.
남 지사는 정치 세대교체를 위한 ‘2017 선언 연석회의’도 제안했다. 논의 대상엔 야권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민주당 김부겸 의원 등도 포함된다. 남 지사는 기자회견이 끝나고 당사 근처 설렁탕집에서 기자들과 점심식사를 했다. “24시간 휴대폰을 꺼놓지 않겠다”며 소통을 강조했다. 남 지사는 설 연휴인 29일 나눔의 집을 찾을 예정이다.
글=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남경필 “일자리 대통령 되겠다”
입력 2017-01-25 17:56 수정 2017-01-25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