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포의 안네 프랑크’로 알려진 시리아 소녀 바나 알라베드(7)가 시리아 어린이들을 구해 달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편지를 보냈다. 알라베드는 시리아 내전 최대 격전지 알레포 출신으로 트위터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며 유명해졌다.
25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알라베드는 편지에서 어린이의 눈에 비친 전쟁의 참상을 묘사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손주들이 누리는 평화를 시리아 어린이들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호소했다.
알라베드는 지난달 알레포를 탈출해 새롭게 정착한 터키에서의 평화로운 일상도 함께 전하며 여전히 죽음의 도시에 남겨진 친구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알라베드는 “저는 지금 밖에 나가 뛰어놀 수 있어요. 하지만 수백만명의 시리아 어린이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어른들이 벌인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어요”라고 소개했다. 또 “제 친구들 중 일부는 이미 세상을 떠났어요. 친구들이 살아 있었으면 지금 같이 놀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너무 슬퍼요”라고 적었다.
알라베드는 트럼프에게 시리아 어린이들과 현지인을 구해줄 것을 간청했다. 이어 “시리아의 어린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신다고 약속하면 저는 이미 트럼프 아저씨의 새로운 친구나 마찬가지예요”라고 천진난만한 제안도 곁들였다.
어린 딸의 편지를 방송국에 전달한 어머니 파티마는 “알라베드가 TV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여러 번 보더니 그의 취임식을 앞두고 편지를 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린 시리아 소녀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의 후견인을 자처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공조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는 상태라고 BBC는 전했다.
알라베드는 영어 교사였던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트위터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전하며 36만명 넘는 팔로어의 심금을 울렸다. 지난달 탈출 소식을 듣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알라베드를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알레포의 안네 프랑크’ 알라베드, 트럼프에 간절한 공개편지
입력 2017-01-25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