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대 종교’된 개신교, 힐링·코칭 프로그램 통했다

입력 2017-01-25 21:26 수정 2017-01-25 21:53
2015 인구센서스 결과에 따른 개신교인 증가는 기존 신자들의 강한 신앙적 정체성이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성경을 앞에 두고 기도하기 위해 맞잡은 손이 거룩함을 느끼게 한다.

“개신교인의 증가는 구성원들의 강한 신앙적 정체성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하지만 탈종교 현상의 거대한 흐름에 벽을 쌓아 만든 성과에 지나지 않습니다.”(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

개신교 신학연구단체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를 비롯해 천주교, 불교 등 3대 종교 단체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안국빌딩에서 개최한 ‘2015 인구센서스 결과 특별토론회’에서는 개신교 내부의 분석 틀에서 벗어난 다양한 해석과 견해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발표된 인구센서스 종교 인구 집계 결과, 개신교인은 약 968만명으로 2005년 조사 이후 10년 만에 12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불교와 천주교는 각각 300만명, 115만명 정도 감소한 762만명, 389만명으로 집계됐다.

기조발표자로 나선 윤승용 이사는 개신교인 및 무신자 증가에 대해 “(개신교인 증가는) 종교인구 감소 시대에는 산토끼(새신자)를 찾아 나설 것이 아니라 집토끼(기존 신자)를 잘 관리하는 전략이 더 주효하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면서 “불교를 비롯한 전통 종교들이 과거 전통에 의존하는 종교 공동체로서는 (무신자 증가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이사는 불교 인구 감소와 개신교인 증가 현상을 ‘영성 종교’ ‘근본주의’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영성 종교는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는 수련과 명상 등을 일컫는다. 근본주의는 교리에 집착하면서 종교성을 강화해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외부인을 배제하려는 성향을 의미한다.

윤 이사에 따르면 영성종교는 방황하고 있는 불교의 재가불자(승려가 되지 않은 일반 불교신자)에 영향을 끼치면서 종교 인구를 대폭 감소하게 만들었다. 반면 근본주의는 개신교내 대형교회에 작용(종교성 강화) 함으로써 종교 인구의 이탈을 막아냈다는 것이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실장은 2005년과 2015년 사이의 ‘시대성 변화’를 비교 잣대로 삼았다. 김 실장은 “2005년의 대중은 민주주의나 반미 같은 이데올로기적 성향이 강한 시대였다면 2010년대의 대중은 강자들의 탐욕에 유린된 보수주의적 정권아래서 각자도생의 고단함에 찌든 시기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2015년의 대중은 자신의 상처받은 감정을 위로받고 싶어하면서 힐링이나 코칭에 목말라하게 됐다”며 “그런 프로그램들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장(場)이 바로 개신교회였다”고 주장했다.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