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1기 우리은행장에 이광구… 연임 성공

입력 2017-01-25 17:34 수정 2017-01-25 21:09

이광구(사진) 행장이 연임에 성공해 우리은행 민선 1기 은행장 자리에 앉게 됐다. ‘이광구호(號)’ 앞에는 과점주주 지배구조 안착과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우리은행은 2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 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 앞서 임원추천위원회는 은행장 후보자 3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이 행장은 오랜 숙원인 민영화를 성공시킨 것과 당기순이익 1조원대를 달성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행장은 오는 3월 24일 열리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차기 행장에 공식 취임한다. 임기는 2년이다. 내정 직후 이 행장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막중한 임무에 감사의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민영화 원년을 맞이한 올해는 새로운 지배구조의 시험대”라며 “금융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은행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행장은 “사외이사들이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실질적 오너그룹이라고 생각한다”며 “(현 이사회는) 조직과 경영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이사회는 기존보다 액티브(역동적)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 (사외이사들에게) 훨씬 많이 얘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서도 “가능한 이른 시일 내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며 “자회사 인수·합병(M&A)도 긍정적으로 대처하겠다”고 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계파 문제에 대해 이 행장은 “은행 상층부 극히 일부분의 문제”라며 “외부 컨설팅 업체와 내부 직원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우리은행 인사의 틀을 검증받은 뒤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1957년 충남 천안 출신으로 천안고와 서강대를 졸업했다. 상업은행에 입행(1979년)한 뒤 우리은행 홍콩지점장, 개인영업전략부장,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우리은행을 이끌어왔다.

이번 은행장 선임 과정은 이전에 비해 잡음이 적었다는 평을 받았다. 정부 지분이 절반이 넘었던 기존에는 ‘낙하산’ ‘외압’ 논란이 계속돼왔다. 이는 은행장 선출 권한을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이 내부에서 차기 행장을 뽑겠다고 밝힌 덕분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