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슐츠(61) 전 유럽의회 의장이 오는 9월 독일 총선에서 4연임을 노리는 앙겔라 메르켈(62) 총리와 맞붙는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는 사회민주당 당수를 사퇴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유럽의회 의장직에서 내려온 뒤 정계 복귀를 선언했던 슐츠가 사민당 당수로서 집권 기독민주당 후보인 메르켈과 대결하게 됐다.
가브리엘은 유력한 사민당 총리 후보였지만 메르켈과 대결할 경우 슐츠가 이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해 이 같은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엠니트의 차기 총리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르켈과의 대결을 가정했을 때 슐츠는 지지율 38%로 메르켈(39%)을 위협했다. 가브리엘은 지지율 27%를 기록해 메르켈(46%)에게 크게 뒤졌다.
로이터는 가브리엘이 슐츠에게 당권과 총리 후보직을 모두 넘긴 것을 두고 사민당이 기민당의 연정 파트너에서 벗어나 집권을 노려보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독일 의회는 전체 630석 중 집권 기민-기독사회당 연합이 310석,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이 193석을 갖고 있다.
슐츠는 급부상하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막고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슐츠는 “포퓰리스트의 쉬운 해결책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나와 함께라면 유럽이 깨지는 일은 없을 것이고 소수의 횡포도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19세 때 사민당에 가입하면서 정치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94년 유럽의회에 진출했고 2012년 의장으로 선출돼 연임했다. 독일에선 메르켈에 버금가는 인지도를 갖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獨 사민당, 슐츠 전면에… 메르켈과 한판 예고
입력 2017-01-25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