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생 이모작’인 귀농·귀촌처럼 자발적 선택이 아니다. 경기 침체로 소득은 제자리인데 집값이 치솟으면서 사실상 인접 지역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6년 국내이동통계’를 보면 지난해 유출인구가 가장 많았던 광역 지자체는 서울시다. 서울시는 유입인구보다 유출인구가 많아 전체 인구가 14만257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17만8000명 순유출) 이후 19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이어 부산(2만1392명) 대전(1만631명) 대구(9260명) 순이었다. 광주와 울산 인구 역시 각각 7898명, 7622명 줄었다.
인구 이동은 다른 지역 직장에 취업하거나 집값 때문에 살 곳을 옮길 때, 또는 결혼해서 집을 옮길 때 주로 발생한다. 경기가 좋아 직장 취업 요인이 많을 때는 시·도 내 이동보다 시·도 간 이동이 많다는 게 통계청의 평가다. 반면 경기가 나쁘고 집값 때문일 경우는 인접 지역으로 옮기는 사례가 많다. 지난해 서울에서 빠져나간 이들 중 62.4%는 경기도로 옮겨갔다. 덕분에 서울과 인접한 하남시는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순수 유입률(23.3%)을 기록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이 최근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지역 평균 전세금은 4억2051만원이다. 2014년 말만 해도 2억9368만원이었다. 2년 새 1억2000여만원이 오른 셈이다. 그동안 경제성장률은 연간 2%대에 그쳤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연령별로 보면 30∼50대가 광역 지자체에서 빠져나가는 비율이 높다”며 “지난해 주택시장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뛰는 집값에… 떼밀린 脫서울
입력 2017-01-26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