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대선 후보 黃에 구애?

입력 2017-01-25 18:33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가운데)이 25일 서울 중구 남대문지역 상담센터에서 쪽방촌 주민들에게 떡국을 나눠주고 있다. 황 대행은 떡국 배식 후 이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이병주 기자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25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 “누구나 출마할 자유가 있으니까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황 권한대행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뉘앙스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황 권한대행에 대한 기대가 많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여론조사상으로도 그런 수치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떤 결정을 할지는 본인의 결심에 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새누리당은 당내 뚜렷한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 데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영입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황 권한대행을 잠재적 대선 후보군에 포함시킬 경우 새누리당으로서는 나쁠 게 없다. 한 충청지역 의원은 “지역 여론을 들어보면 생각보다 황 권한대행의 인기가 높아 놀랄 때가 많다”고 전했다. 공안검사 출신으로 반듯하면서도 강단 있는 이미지가 안정감을 중시하는 보수 지지층에게 먹혀들고 있다는 얘기다. 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하며 국정에 참여해 온 점도 탄핵정국으로 국정공백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당내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면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이 되는데, 그로 인해 또 다른 국정 공백이 생긴다. 황 권한대행의 출마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또한 새누리당 당헌(101조)에 따르면 대선 후보자는 후보자등록일 기준, 당적을 보유해야 한다. 새누리당 당적이 없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려면 당헌을 변경해야 한다. 정 원내대표는 대선 경선 룰 변경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의 출마는 현실이라기보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새누리당 비대위는 탈당 등으로 당협위원장이 없는 64개 지역 가운데 19개 지역에 당협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탈당한 현역 의원 빈자리에 새 인물을 기용해 조직 회복에 나선 것이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 지역구인 경기도 여주·양평에는 김선교 양평군수를, 박순자 의원 지역구인 경기도 안산단원을에는 비례대표 임이자 의원을 각각 당협위원장에 임명했다.

글=이종선 기자,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