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탄핵정국이 만든 공정위 고위급 인사

입력 2017-01-26 05:02

공정거래위원회 신임 부위원장에 신영선(56) 공정위 사무처장이 내정됐다. 신 처장과 함께 경쟁했던 신동권 공정위 상임위원은 사무처장 자리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안팎에선 탄핵정국이 불러온 이례적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5일 공정위 신임 부위원장에 신영선 처장을 내정했다. 김학현 부위원장은 26일자로 3년 임기가 끝난다. 신영선 내정자는 행정고시 31회로 시장구조개선정책관, 시장감시국장 등을 지냈다. 서울 우신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공정위 원년 멤버로 전문지식과 이해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퀄컴의 불공정행위 사건을 총괄 지휘하면서 역대 최고액인 1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해 능력을 재확인받았다.

신영선 처장의 부위원장 승진으로 공정위 내 1급 이상 고위직의 연쇄이동이 불가피하다. 당장 신동권 상임위원이 후임 사무처장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권 상임위원은 신영선 신임 부위원장보다 행시는 1기수 빠르지만 연수원 교육을 함께 받았다. 법원의 1심 재판관 격인 상임위원 직을 수행하다 중간에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긴 경우는 2000년 조학국 상임위원 이후 처음이다.

다음 달 퇴임하는 김석호 상임위원까지 포함해 공석이 되는 상임위원 두 자리에는 곽세붕 경쟁정책국장과 채규하 시장감시국장이 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함께 경쟁하다가 밀린 1명이 그 후임으로 가는 게 모양새는 좋지 않다”면서 “만약 탄핵정국이 아니었다면 정통 TK(대구·경북) 출신인 신동권 상임위원이 후임 부위원장으로 가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