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책 한권 건네세요

입력 2017-01-25 21:32
명예퇴직 후 마땅한 일을 찾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버지. 그 아버지에게 "인생에도 하프타임이 필요하대요"라며 관련된 책을 딸이 내민다면 아버지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적잖은 위안을 느낄 것이다. 책은 선물로 좋다. 건넨 이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설날 연휴 동안 가족과 친지들을 만난다. 이들에게 나누고 싶은 메시지를 잘 담은 책을 선물하면 어떨까. 사랑하는 마음을 잘 전해줄 것이다.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사람에겐 '인생에도 리허설이 있다'가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자녀 양육에 고민 많은 젊은 부부에겐 '지금 키워라, 영적인 아이'가 좋겠다. 부부 생활을 고민하는 지인에겐 '사랑학교'를 건네 보자. 묵상을 즐기는 숙모, 시간이 부족한 수험생에게는 '내가 쓰는 하나님의 약속 100'이 일상의 기쁨이 될 수 있다.

일 하느라 수고하는 분께

인생에도 리허설이 있다(미래를소유한사람들)
의 부제는 ‘하프타임으로 성공하는 인생 후반전’이다. 인생 후반을 준비하는 데 용기를 준다. 수명은 100세를 바라보지만 40∼50대에 명예 퇴직하는 시대. 저자 박호근 목사는 운동경기의 하프타임을 우리의 인생에 적용한다. 하프타임 동안 우리는 반복과 연습을 통해 제2, 제3의 일을 준비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전반전만 살다 가지만 그들은 인생의 2막, 3막 이상의 무대가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서문) 저자는 미국 하프타임의 설립자 밥 버포드의 멘토링을 받아 하프타임코리아를 설립했다.

출근하는 그리스도인에게(복있는사람)는 여성 카피라이터 1호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던 저자 문애란이 일터에서 했던 고민을 담고 있다. 유명한 광고 카피라이터로, 국제구호기구 홍보담당자로 봉사하는 동안 저자는 늘 하나님 앞에 고민을 털어놓았다. 저자는 때로 일터에서 영적으로 표류하기도 했다. 그는 수 십 년의 경험 끝에 얻은 지혜를 책 곳곳에 숨겨뒀다. 이 지혜를 직장 생활하느라 힘든 이들에게 나눠주자. “내 힘으로만 하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 사라져 버리고 만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주님께서 하시는 일을 내가 보는 것이다.”(35쪽)

양육을 고민하는 부모

지금 키워라, 영적인 아이(넥서스CROSS)
는 신앙 중심의 육아 제안서다. 저자는 ‘내려놓음’의 저자 이용규 선교사와 함께 몽골 등에서 사역해온 이송용과 정해영 선교사 부부다. 성경을 바탕으로 자녀들의 영성을 훈련하고 가르친 이야기는 미소를 선사한다. 부부가 다섯 남매를 키우면서 체험하고 터득한 영적 자녀 교육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아이를 돌보는 것을 충분히 즐기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실 그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선물입니다.”(102쪽) 영적으로 자녀를 키우기 원하는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아버지의 10가지 약속(아가페북스)은 아버지가 하나님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라고 본다. 자녀를 위해 아버지가 꼭 해야 할 10가지 지침이 들어있다. 사랑으로 진실을 말하겠다, 정직함을 보이겠다, 하나님의 성품을 설명해 주겠다, 감사하는 마음을 길러주겠다 등…. 자녀는 이런 지침을 가르치는 아버지를 보면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실패에 대처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이런 말을 자주 해주라. ‘넌 하나님의 특별한 작품이야’ ‘아빠는 널 언제나 사랑해’.”(145쪽) 아이를 잘 키우고 싶지만 경험이 부족한 부부가 반가워할 책이다.

더 큰 사랑을 위하여

한 사람이 한 사람을 평생 사랑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사랑학교(CUP)는 부부 간 사랑의 기술을 가르친다. 먼저 배우자의 인생을 돌아보고 가장 큰 상처가 무엇이고 정서적으로 무엇이 결핍돼 있는지 살펴보라고 한다. 이어 자신이 배우자에게 본분을 다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결혼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이해한다. 다양한 사례와 질문으로 돼 있다. 책으로 된 부부 상담실 같다. ‘연애학교’ ‘부부학교’ ‘부모학교’로 유명한 미국 기독교 작가 게리 토마스가 썼다. “모든 결혼은 결국 실망의 지점에 이른다. 그 어떤 인간관계에도 궁극적 만족이 없음을 마침내 깨닫는다. 어떤 의미에서 이것은 거룩한 순간이요 신성한 환멸이다. 결혼이 아무리 놀랍더라도 우리가 그 이상을 위해 지음 받았음을 깨닫기 때문이다.”(256쪽) 티격태격하는 커플에게 슬며시 내밀기 제격이다.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두란노)는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진지하게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이 시대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저자 중 한 명인 팀 켈러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결혼에 대한 앎과 성찰을 나누고 있다. 그는 결혼에 대해 사실적이면서 영광스러운 비전을 품으라고 한다. 결혼은 울퉁불퉁 험한 길이다. 그 길을 가기 위해 결혼 제도를 만든 하나님의 뜻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묵상, 은혜롭게 하기

내가 쓰는 하나님의 약속 100(생명의말씀사)
은 하루에 성구 하나를 100일 동안 따라 쓰도록 구성된 소책자다. 주제는 ‘복된 인생’ ‘세상을 이기는 믿음’ ‘아름다운 가정’으로 3가지 종류다. 어르신에게는 복된 인생, 부부에겐 아름다운 가정, 젊은이들에게는 세상을 이기는 믿음 편을 건네면 어떨까. 매일 성구를 꾹꾹 눌러쓰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준 약속을 믿고 살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예수에서 예수까지(비전북)는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에 영감을 준 사복음서 성경이다. 저자 J B 필립스가 영국 런던 교구 목사로 일할 때 청년들이 킹 제임스 성경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헬라어로 된 성경을 직접 번역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이 책이다. 1972년에 전면 개정했다. 책은 쉽게 읽힌다. 간결하고 담백하다. 장과 절 표시를 본문 밖으로 뺐다. C S 루이스는 이 성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필립스는 옛 그림을 깨끗이 닦아내듯이 ‘사람들이 진짜 사용하는 오늘의 언어’로 성경을 복원했다.” 전 세계에서 800만부 이상 팔렸다. 상반기 중 사도행전 서신서 요한계시록을 우리말로 옮긴 ‘예수에서 교회까지’도 출간될 예정이다. 성경에 관심 있으나 성경 번역체를 낯설어하는 이에게 주면 좋겠다.

전병선 강주화 노희경 기자 rula@kmib.co.kr, 글씨=서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