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물었다, 풀잎이 뭐예요? 손안 가득 그것을 가져와 내밀면서. 내가 그 애에게 무어라 답할 수 있을까… 그것이 무엇인지 그 애가 알지 못하듯 나도 알지 못하는데. 나는 그것이 내 기분의 깃발, 희망찬 초록 뭉치들로 직조된 깃발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나는 그것이 하나님의 손수건이라고 생각한다. 향기로운 선물이자 일부러 떨어뜨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한구석 어디엔가 그 주인의 이름을 간직하고 있어 그것을 본 우리가 누구 것이지? 하고 묻게 되는 그런 것. 아니면 나는 풀잎은 그 자체로 이이라고… 식물로 만들어진 아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나는 그것이 불편의 상형 문자라고 여긴다.… 그래서 지금 그것은 내게 깎이지 않은 아름다운 죽음의 머리칼로 보인다. 나 너 둥근 풀잎을 부드러이 사용하겠다, 아마도 너는 젊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풀잎(50∼52쪽)/월트 휘트먼 지음/허현숙 옮김/열린책들
[책갈피] 그것은 하나님의 손수건
입력 2017-01-25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