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하더니 대형사고 친 표창원… ‘대통령 누드 패러디’ 국회 전시 파문

입력 2017-01-24 18:09 수정 2017-01-25 00:23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당내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있다.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잇단 논란을 자초하더니 결국 당과 국회 윤리위에 회부됐다.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문재인 전 대표의 ‘1호 영입 대상’으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상반된 평가를 얻고 있다.

민주당은 24일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표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했다. 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나체로 풍자한 그림이 포함된 전시회를 국회에서 주최해 물의를 빚었다. 박경미 대변인은 “(해당 그림이) 반(反)여성적 측면이 있다. 의원 주최로 국회에 전시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라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표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제출했다.

표 의원이 구설에 오른 건 20대 국회 개원 초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해 7월 학교전담경찰관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건에 대해 “잘생긴 남자 경찰관을 배치할 때 예견됐던 일”이라고 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당시 표 의원 등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설화(舌禍)가 잇따르자 우상호 원내대표가 초선 의원 30명을 소집해 ‘입 조심’을 당부했다.

지난해 말 탄핵 국면에서도 표 의원의 ‘튀는 언행’은 계속됐다. 탄핵 찬반 의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당시 새누리당)과 막말 해프닝을 벌였다. 이후 기독교 폄하, ‘공직자 65세 정년 도입’ 등 문제 소지가 있는 발언을 이어왔다. 야권 내에서는 19대 국회 당시 정청래 전 의원처럼 ‘트러블메이커’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에 문제가 된 ‘더러운 잠’(사진)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그림이다. 세월호를 배경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나체로 잠든 모습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초상화, ‘사드(THAAD)’ 미사일, ‘주사기 다발’을 든 최순실씨 등이 담겼다.

당장 여당과 보수 진영이 ‘도를 넘어섰다’며 반발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표 의원이 노인 폄하에 이어 여성 비하까지 연타석 홈런을 쳤다. 성폭력 수준”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 문 전 대표조차 “정치에선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 대단히 민망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표 의원은 “시사 풍자 전시회를 열겠다고 요청해서 도와준 것뿐”이라며 “책임질 일이 있다면 지겠다”고 해명했다.

오후엔 일부 보수단체 소속 회원들이 전시된 그림을 파손해 경찰에 연행되는 소동도 벌어졌다. 작가들은 훼손된 그림은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하고, 나머지 그림은 철거해 대학로에서 전시를 이어가기로 했다.정건희 최예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