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첫 브리핑서 남중국해 ‘경고’

입력 2017-01-24 19:45 수정 2017-01-24 21:2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선 백악관이 첫 정례 브리핑에서부터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강경노선’을 거듭 천명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전과가 있는 불법 이민자를 색출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CNN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취임 후 첫 공식 일일 브리핑에서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이익을 분명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이 일대에 인공섬을 건설해 왔다. 그 과정에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스파이서는 “그 (인공) 섬들이 중국 영해가 아닌 공해에 있다면 우리는 특정 국가가 국제적인 이익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토 분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중국에 경고를 보낸 것이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도 지난주 청문회에서 인공섬 건설을 미국이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점령을 막으려면 군사력 동원이 불가피하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백악관의 이런 입장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이 아니다”면서 “미국은 사실을 존중하고 언행에 신중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은 남중국해에 논쟁의 여지가 없는 주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불법 이민자 관련 규제의 윤곽도 드러났다. 스파이서는 “미국에 해를 끼친 전력이 있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비자가 만료된 전과자부터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스파이서는 백악관 브리핑에 온라인 영상 채팅 프로그램인 ‘스카이프’ 4대를 설치해 워싱턴에 상주하지 않는 다양한 미디어의 취재를 돕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조치가 기성 언론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전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