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측이 내전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한 테이블에 앉아 평화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막이 오르자마자 양측이 서로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면서 회담장은 또 다른 전쟁터로 변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와 영국 BBC방송 등은 23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대표단이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의 릭소스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평화회담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발효된 휴전의 이행을 강화하고 다음 달 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다시 열리는 유엔 주재 시리아 평화회담에 앞서 길을 닦아두자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였다.
정부 대표로는 바샤르 자파리 유엔 주재 시리아대사가, 반군 쪽에서는 약 15개 조직 대표들이 참석했다. 중재자로는 정부 측 우방인 러시아와 이란, 반군을 지지하는 터키가 나섰다. 미국은 조지 크롤 카자흐스탄 주재 미국대사를 회담 참관인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회담은 개막식부터 시작된 양측의 비방전으로 평화와 거리가 먼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정부 대표는 반군대표단이 ‘테러단체’를 대표한다면서 “반군대표 단장의 개막연설이 도발적이고 진지하지 못해 외교 감각과 경험을 가진 다른 참석자들을 불쾌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반군 측 제이쉬 알 이슬람(이슬람 군대) 대표 모하메드 알루쉬는 시리아 정부가 테러 조직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반군이 레바논 헤즈볼라 등 국제적인 테러 단체들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양측은 개막식 이후 협상장에서 나갔다. 비공개로 진행된 본협상에서는 중재국을 통해서만 서로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24일 회담을 마무리한 뒤 공동성명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일정이 길어질 수도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에 따르면 공동성명 초안에는 러시아 터키 이란이 시리아 반군을 테러조직과 분리하고 휴전 체제를 모니터링하는 공동 감독기구를 꾸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비영리기관 국제위기그룹(ICG)의 노아 본지는 “이번 회담의 ‘메인 이벤트’는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아닌 이란, 터키, 러시아 간 3자 회담에서 도출되는 결론”이라고 분석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시리아 정부-반군 첫 평화회담 ‘상대편이 테러 조직’ 비난전
입력 2017-01-24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