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나타난 포켓몬 한국서도 GO?

입력 2017-01-24 17:57
데니스 황 나이앤틱 디자인총괄이사(왼쪽)와 임재범 포켓몬코리아 대표가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 한국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포켓몬고’ 게임이 국내에 전격 출시된 24일.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포켓몬고를 실행해 봤다. 길가에서 이상해씨, 잉어킹 등 익숙한 모습의 포켓몬들이 눈앞에 불쑥 나타났다. 포켓볼을 던졌지만 포켓몬은 순순히 포켓볼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 서두르다보니 바로 포켓볼이 튕겨져 나갔다. 포켓볼을 다 쓰면 ‘포켓스톱’을 찾아야 한다. 포켓스톱은 실제 장소 정보가 반영된 역사적 건물이나 명소에 세워져 여러 아이템을 제공한다. 포켓몬고 이용자들은 지금까지 지구 21만 바퀴에 달하는 87억㎞를 걸었다.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출시 반년 만에 국내 이용자들의 부름에 답했다. ‘너무 늦었다’는 반응과 ‘그래도 반갑다’는 반응이 교차했다. 이미 일부 이용자들은 해외나 강원도 속초 등 서비스가 되는 지역에서 게임을 할 만큼 해왔다. 하지만 국내 앱스토어에서 곧바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한국어 지원이 되는 만큼 포켓몬고가 또다시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켓몬고의 개발사 나이앤틱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비스 시작을 알렸다. 포켓몬고는 이날 오전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 공개됐다. 반년이나 지난 ‘뒷북’ 출시임에도 나이앤틱 측은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이앤틱의 데니스 황 디자인총괄 이사는 “수많은 게이머들이 열정적으로 위치기반 게임을 응원해주고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 열정만 보더라도 한국은 ‘게임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구글지도를 기반으로 한 포켓몬고는 지도데이터 반출 문제로 국내 서비스가 제한됐었다. 속초 등 일부 지역에서 게임할 수 있다는 소식에 속초는 한때 ‘포켓몬고 성지’로 불리기도 했다. 나이앤틱은 공공이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를 이용해 지도 서비스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게임 출시가 늦어진 데 대해서는 구글에서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라 폭발적인 인기를 예측하지 못했고, 한국어 지원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포켓몬고는 출시 5개월 만에 7억8800만 달러(약 9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 이용자가 급격히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 문제도 다시 불거졌다. 해외에서는 포켓몬고를 하던 운전자나 보행자가 부주의해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포켓몬고에는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면 이용자가 운전자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경고 문구가 뜬다.

데니스 황 이사는 “이용자가 주변을 살피며 게임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안전을 위해 차 안에서 게임하지 않는 것을 강력하게 권장한다”고 말했다.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위치정보의 경우 게임에서 걸러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