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보수 재편 ‘용광로 정당’ 깃발

입력 2017-01-24 18:14 수정 2017-01-25 00:10
김무성 의원(앞줄 마이크 든 이)을 비롯한 바른정당 소속 전·현직 의원, 당협위원장, 지방자치단체장들이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는 의마라고 설명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바른정당이 24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하면서 5당 체제의 막을 올렸다. 보수 세력을 재편하고 연대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끌어들이는 용광로 정당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친박(친박근혜) 친문(친문재인) 패권세력을 배제한 정치 연대 실험이 성공을 거둘 경우 보수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이 가능하고, 새로운 정치 지형도 짜여지게 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까지 껴안을 경우 대선 판을 뒤흔들 핵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정병국 초대 당대표는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반드시 적통보수 정권을 창출하겠다. 모든 건전한 세력과 함께할 수 있는 범보수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현재 소속 의원이 31명으로 원내 제4당이지만 설 명절 전후 새누리당 추가 탈당자를 흡수해 제3당 지위를 쟁취하겠다는 목표다.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도 26일 탈당하고 합류키로 했다. 심재철 강석호 정유섭 윤한홍 이철규 의원 등 10여명도 탈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중 일부는 반 전 총장과 행동을 함께하기로 했다.

바른정당은 2월부터 곧바로 대선주자 경선도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유승민 의원(26일), 남경필 경기지사(25일) 등은 출마선언 날짜를 정하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대선 주자들을 전면에 배치해 흥행몰이를 시작하고 수권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는 의도다. 바른정당은 창당대회에서 유 의원과 남 지사의 대선 정견 발표를 위한 ‘혁신리더 비전발표’ 시간을 따로 할애했다.

다만 보수정당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바른정당은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서서히 끌어올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새누리당에 못 미친다. 대선주자 지지율 역시 야권 주자들에 크게 떨어진다. 정치권 안팎에서 ‘결국 반 전 총장 영입이나 연대가 승부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바른정당이 대선 과정에서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바른정당은 현재 반문(반문재인) 세력을 겨냥하며 야권 인사 영입 의지까지 내비치고 있다. 개헌도 적극 지지해 왔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