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논의가 한층 탄력 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이 중심이 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올해 신규로 25개국이 가입할 예정이어서 중국의 세계경제 지배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RCEP는 중국이 미국 중심의 TPP에 맞서 추진하는 자유무역협정으로 현재 한국, 일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참가국의 인구는 35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이고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모두 22조4000억 달러에 이른다. TPP 회원국인 페루와 칠레가 RCEP로 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일본도 RCEP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TPP에서 빠진 한국도 그동안 RCEP 추진에 적극적이었다.
중국은 다음 달 일본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하는 등 RCEP 협상에 가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RCEP가 올해 합의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AIIB에 올해 안에 아프리카와 유럽, 남미 국가 25개국이 추가 가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진리췬 AIIB 총재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회원국이 추가되면 이미 57개국이 출자한 1000억 달러 규모의 대출 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중국은 책임 있는 리더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자유무역협정 무대에서 철수하면서 중국은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외교부 장쥔 경제국장이 전날 “만약 중국이 세계경제의 리더로서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중국은 반드시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장 국장은 RCEP를 염두에 두고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 발효를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TPP 탈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은 자유무역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면서 “앞으로 중국이 발휘할 역할은 막대하며 세계 경제의 난국을 타개할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khmaeng@kmib.co.kr
中, 더 세진 존재감
입력 2017-01-25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