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전망이 심상치 않다. 1년 후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란 소비자 응답이 2개월 연속 과반을 넘기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비관적 수준을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CCSI)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져 꽁꽁 얼어버린 체감 경기를 반영했다.
한국은행은 24일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달에 비해 가장 많이 추락한 지표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다. 1월은 92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97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2013년 주택가격전망 CSI 지표 작성 이래 최저치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1년 후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처음 통계에 편입된 2013년 1월과 그 다음 달을 제외하곤 줄곧 100을 넘겼으며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97을 기록해 집값 하락 전망이 다수가 됐다. 2개월 연속 하락에 그 폭마저 가파른 현실이다.
심리지수는 가변적이고 단기적이긴 하지만 모든 변수를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집값 전망이 비관적인 건 미국발(發) 금리인상 움직임으로 대출금리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고 있고, 정국 불안에 따른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비관적 전망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소비자들의 자기실현적 기대로 장기적 거래량 감소가 이어진다면 결국 시장에서 가격 하락도 배제할 순 없다”며 “금리가 올라가고 대출 문턱이 높아지니, 적정 규모의 대출 등으로 보수적 자산운용을 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주택가격전망에 다른 물가지표 등을 모두 포함한 CCSI는 1월 93.3으로 지난해 12월보다 0.8포인트 더 떨어졌다. CCSI 역시 석 달 연속 내림세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의 75.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체감경기 악화가 주된 원인이다. 현재 생활형편 CSI와 6개월 뒤 생활형편 전망 CSI가 모두 전달 대비 2포인트씩 하락했다. 여기에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물가는 급상승 중이다. 물가수준전망 CSI는 전달 대비 7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금융위기 수준이지만, 수출에서 그나마 위안거리가 발견된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16년 12월 수출물량지수 및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0%, 8.1%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2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집값 전망 심상찮다
입력 2017-01-24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