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실적 사상 최대… 영업익 절반 넘게 벌었다

입력 2017-01-24 18:34 수정 2017-01-25 00:37

반도체가 삼성전자를 위기에서 구했다. 갤럭시 노트7 단종이라는 악재를 반도체로 극복하며 ‘반도체-스마트폰-가전’으로 구성되는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증명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반도체·부품(DS) 부문이 매출 22조2600억원, 영업이익 6조34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DS부문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이다. 반도체에서만 4조9500억원의 이익을 냈다. 디스플레이는 1조3400억원이었다.

메모리 반도체는 D램과 낸드 플래시 수요 증가와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가 늘었고 LCD 패널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삼성전자는 4분기 매출 53조3300억원, 영업이익 9조2200억원을 달성했다. 반도체 영업이익이 전체의 53.7%를 차지했다. 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액수다.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 201조8700억원, 영업이익 29조2400억원을 달성했다. 5년 연속 매출 200조원 돌파에 성공했고, 영업이익은 2013년 36조785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이런 성과는 노트7 단종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반도체의 힘으로 일궈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25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반도체가 13조2000억원, 디스플레이가 9조8000억원으로 두 분야에 투자가 집중됐다. 과감한 투자가 좋은 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도 노트7 단종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 IM부문은 4분기 매출 23조6100억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900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했다. 스마트폰 비중은 80% 중반대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특히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가 노트7 빈자리를 잘 메꾸면서 선전했다.

소비자가전(CE)은 매출 13조6400억원, 영업이익 3200억원을 기록했다. SUHD TV, 셰프컬렉션 등 프리미엄 가전 판매 성과가 좋았지만 LCD 패널 가격 인상, 연말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이 영향을 끼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 중반부터 평택 반도체 공장을 가동해 낸드 플래시 지배력 강화에 나선다. 시스템 LSI 사업부는 내년에 7나노 공정을 도입한다.

스마트폰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에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를 도입하고 저가모델인 갤럭시 J시리즈로 삼성페이를 확대하는 등 특화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TV는 샤프의 패널 공급 중단으로 일부 대형 TV 공급에 차질이 예상돼 다른 크기의 제품 판매를 늘리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600만대의 LCD TV를 판매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이보다 40%가량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해 주주환원 재원 중 배당 후 잔여분인 8조5000억원과 2015년 잔여 재원 8000억원을 합한 규모다. 앞으로 3∼4회에 걸쳐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매입한 주식은 전략 소각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는 주당 보통주 2만7500원, 우선주 2만7550원의 2016년 기말 배당을 결의했다. 중간배당을 포함한 2016년 주당 배당금은 2015년 대비 36% 증가한 수준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