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자격증’ 6개 딴 변호사

입력 2017-01-24 21:13

안재홍(37·사진) 변호사는 2012년 KB손해보험에 입사할 때만 해도 보험에 문외한이었다. 처음엔 기초라도 익혀두자고 생각했다. 아무리 변호사라지만 보험회사를 다니는데 기본적 보험 상식은 있어야겠다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멀리’ 나가게 됐다.

2014년 AFPK(개인재무설계사) 자격증에 도전한 게 시작이었다. 그 뒤로 지난해까지 매년 2개꼴로 자격증을 땄다. 현재 안 변호사는 일반보상부에서 법률 자문과 송무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사내에선 보험 전문가로 통한다. 그의 손에 쥐어진 자격증은 AFPK 외에 신체손해사정사, 기업보험심사역, 개인보험심사역, CKLU(생명보험언더라이터), 보험조사분석사까지 6개에 이른다.

열매는 달콤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야말로 ‘시간과의 혈투’였다. 출근과 퇴근시간을 활용해 동영상 강의를 들었다. 점심식사 시간과 저녁시간을 쪼개 관련 학습서를 파고들었다. 이해가 될 때까지 보고 또 봤다고 한다.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매달리자 현장에서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조차도 따기 힘들다는 신체손해사정사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안 변호사는 6개나 되는 자격증을 딴 비결 가운데 하나로 ‘회사’를 꼽았다. 회사의 지원이 없었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거라고 했다. KB손해보험은 직원의 자격증 취득을 전폭적으로 돕고 있다.

자격증은 업무에서 힘을 발휘했다. 최근 종결된 재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안 변호사는 200억원 넘는 재보험금을 받아냈다. 손해사정사 1차 과목을 공부하면서 접했던 내용으로 법원을 설득한 게 먹혔다. 이 일로 그는 대표이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안 변호사는 올해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자격증에 도전한다. 그는 “자격증을 통해 스펙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아니라 ‘업(業)’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