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6년 만에 고향으로 귀환… 4년 총액 150억원 FA 계약

입력 2017-01-25 05:01
조선의 4번타자로 불린 이대호가 6년만에 친정팀인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다. 이대호가 2011년 10월 2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회 솔로 홈런을 날리는 모습. 뉴시스

‘빅보이’ 이대호(35)가 6년 만에 고향 부산으로 돌아온다.

롯데는 24일 자유계약선수(FA) 이대호와 계약기간 4년에 총액 15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대호는 지난해 11월 KIA 타이거즈에 새 둥지를 튼 최형우(34)의 KBO리그 FA 역대 최고액(계약기간 4년·총액 100억원)을 단숨에 갈아 치웠다. 롯데는 팀 내 4번 타자 역할을 도맡을 이대호의 가세로 손아섭-이대호-강민호-최준석(앤디 번즈) 등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핵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이대호는 롯데 구단을 통해 “미국에서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롯데에 돌아와 팀 동료들과 함께 우승하는 게 마지막 소원이었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해외리그에서 뛸 동안 항상 저를 끊임없이 응원해주신 팬들이 그리웠다. 팬들을 다시 만난다는 게 너무나도 설렌다”며 “진정어린 마음으로 대하고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이대호는 2011년까지 11시즌 동안 국내 그라운드를 누볐다. KBO 통산 11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했다. 2008∼2011년 롯데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2010시즌에는 KBO 최초 타격 7관왕, 세계 최다인 9경기 연속 홈런 등 굵직한 기록들을 남겼다.

이대호는 2012년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로 둥지를 옮겼다. 2014년부터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활약하며 두 시즌 연속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15년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일본 야구를 제패한 이대호는 지난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최대 400만 달러(약 48억7000만) 조건의 스플릿 계약이었다. 메이저리그 승격이 보장되지 않는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실리보다 꿈을 택했다.

이대호는 치열한 경쟁 끝에 빅리그 로스터 한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상대 왼손 투수가 나올 때만 타석에 들어서는 플래툰 시스템에 묶여 출전기회가 제한적이었다. 메이저리그 104경기에 나서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 33득점 등 무난한 성적을 냈지만 경력에 비해 아쉬움을 남긴 성적이었다.

시즌을 마친 뒤 다시 FA 자격을 얻은 이대호는 출전기회가 보장되는 팀을 물색해왔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대호에 대한 플래툰 시스템을 고수할 분위기를 보이자 일본 및 한국 구단으로의 유턴 가능성이 점쳐졌다. 라쿠텐, 지바롯데 등 숱한 일본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자신을 최고 스타로 키워준 고향 팀에서 동료들과 함께 못 이룬 우승의 한(恨)을 풀기 위함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 18일 이윤원 단장이 이대호가 개인 훈련 중인 사이판에 찾아가 직접 영입 협상을 벌였다”며 “선수 본인이 마지막을 고향 팬들과 같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고 말했다. 이대호의 입단식은 오는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