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은 주말이 겹쳐 연휴기간이 짧은 편이다. 귀성을 포기하고 휴식을 택했다면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면 어떨까.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극·뮤지컬부터 명절에 어울리는 국악, 중장년층에게 인기 높은 마당놀이까지 다양한 공연들이 각종 할인 행사로 관객을 유혹한다. 평소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정유년 닭의 해를 맞아 닭띠 관객들은 좀 더 많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흥겨운 국악 장단 공연과 마당놀이
명절 기분을 한껏 살려주는 전통 공연들이 대기 중이다. 국립극장의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는 속 시원한 풍자와 해학으로 인기가 높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탄핵·촛불정국 등 풍자할 거리가 많아지면서 수위조절에 애를 먹었을 정도다. 설 연휴 기간에 닭띠·원숭이띠 관객에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인당 4매, 공연 일별 300매 한정이다.
국립국악원은 우리나라 고유의 국악기 ‘대금’의 탄생 설화를 그린 가족국악극 ‘만만파파 용피리’의 설 연휴 공연 관람료를 30% 할인한다. 닭띠 관객은 50%까지 할인. 공연 후 관객에게 한과가 무료로 제공된다.
최근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탈바꿈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는 설날 당일인 28일 국립국악원 소속 4개 예술단이 모두 출연하는 ‘토요명품공연’이 열린다. 정악 합주, 해금 산조와 태평무, 가곡, 경기민요 및 창작 실내악 등 국악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관람료 전석 50% 할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뮤지컬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공연을 선택할 때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단연 뮤지컬일 것이다.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인기 팝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오! 캐롤’은 1960년대 미국 마이애미 리조트에서 펼쳐지는 여섯 명의 러브 스토리를 담았다. 남경주 서범석 전수경 김선경 등 한국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이 포진해 있어 중장년층 관객들의 예매율이 높은 편이다. 설 연휴 동안 30% 할인된다. 50세 이상 관객 혹은 모녀 관람 때도 30% 할인.
스테디셀러 뮤지컬 ‘아이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예매를 하는 관객에게 전 좌석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 이 작품은 800여벌의 화려한 의상과 70여 개의 통가발, 4.5초마다 바뀌는 조명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안중근 의사 생애를 그린 ‘영웅’은 뮤지컬에 익숙지 않은 중년 남성에게도 인기가 있는 공연이다. 정성화·양준모·안재욱·이지훈이 안중근 역을 번갈아 맡는다. 설 연휴에는 20% 할인가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감동·재미 모두 맛보는 명품연극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국립극단의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9∼30일 공연을 40% 할인해 준다. 2015년 초연 당시 각종 연극상을 휩쓸었던 연출가 고선웅의 화제작이다. 최근 높은 작품성 때문에 고선웅이 블랙리스트에 빠진 것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어린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셰익스피어를 재미있게 각색한 서울시극단의 ‘십이야’가 제격이다. 설 연휴 관객에게는 배우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타임이 준비돼 있다. 한복을 입고 가면 40% 할인가격에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연극 ‘톡톡’은 정신과 대기실에 모인 강박증 환자 6명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 프랑스 코미디. 설 연휴 기간 전석 30% 할인, 청소년 할인 50%, 2017년 닭띠 할인 균일가 ‘2만0170원’ 이벤트를 실시한다.
코믹한 상황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장진표 코미디’인 연극 ‘꽃의 비밀’도 가족과 함께 볼만하다. 각각의 남편이 죽었다고 생각한 네 명의 여자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하여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뤘다. 설 연휴기간 20% 할인.
글=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설 볼만한 공연… 특별할인 풍성
입력 2017-01-26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