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립중앙박물관에는 해외 명품 기획전이 더 많다?
한국 전통 미술의 보루인 국립중앙박물관이 2017년 전시 계획을 공개했다.
일정표에 따르면 상설전을 제외한 총 7건의 특별전·테마전 가운데 4건이 블록버스터를 포함한 해외 명품 전시다. 김영나 전 관장의 경질사태로 번졌던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과의 협력 전시는 특별전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전(5.30∼8.15)을 개최하는 걸로 매듭이 지어졌다. 이영훈 관장은 “논란이 됐던 루이뷔통, 카르티에 같은 명품업체 연합체인 콜베르 재단은 빠지고 원래 파트너였던 장식예술박물관과 협의해 그곳 소장품을 중심으로 성격을 달리한 전시를 갖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별전에서는 회화 의복 장신구 사진을 활용해 단추를 중심으로 프랑스 복식사를 조망한다.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전시도 예정돼 있다. ‘프랑스 미술의 거장들-푸생에서 마티스까지-예르미타시 박물관 명품전’(12.19∼2018.4.15)과 17∼18세기 바로크 예술의 중심지인 독일 작센 지방의 아우구스투스 2세 수집품인 ‘왕이 사랑한 보물-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명품전’(9.19∼11.12) 등이 그것이다. 중동 문화를 보여주는 ‘아라비아의 길-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문화’(5.9∼8.15)도 눈길을 끈다.
한국미술 관련해서는 ‘고성 옥천사 괘불’전(4.25∼10.22), ‘선인들의 마음, 보물이 되다-신국보보물전 2014∼2016’(5.13∼7.9) 등 3건이 마련됐다. 신국보보물전의 경우 국보 보물 지정권한이 있는 문화재청과 새롭게 협력전을 시도한 것이다. 학예사들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자체 기획력을 발휘한 전시는 특별전 ‘쇠, 철, 동-철의 문화사’(9.26∼11.26)가 유일하다. 한반도 철의 문화를 생산·권력·제의·산업 등으로 나누어 조망한다.
이 관장은 경주박물관장 시절 ‘황남대총’ ‘천마대총’ 특별전으로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이다. 취임 1년이 돼 가는 그가 공개한 올해 전시의 자체 기획전이 빈약해 실망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관장은 “통상 전시는 짧아도 2년 전에 기획이 되는 만큼 올해는 개입할 여지가 크지 않았다”며 “내년 고려 1100주년 기념전, 평창올림픽 기념 한중일 숫호랑이전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한국 전통미술의 보루 국립중앙박물관 해외 명품 전시가 더 많다?
입력 2017-01-24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