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시대를 넘어 감성 그리고 감각시대로….”
많은 예산이 드는 교회건축 대신 기존교회를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리모델링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 패러다임도 새옷을 입고 있다.
“교회 4층에 지역사회를 위해 카페테리아와 어린이 도서실, 영·유아시설을 신설했는데 지역주민들 반응이 썰렁했어요. 여러 방면으로 홍보도 했는데 안 되는 이유를 분석했죠. 지금은 감성 및 감각시대임을 깨달았어요. 대상자의 눈높이로 다가가야 했던 것이죠. 무표정했던 건물입구에 이미지 월(벽)을 설치하고 작은 유휴공간에 놀이기구를 만들었는데 그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서울 옥수교회 남기환 목사는 “이곳 ‘키즈앤마미’ 입구가 너무 단조롭고 대기업의 게이트 같았는데 어린이를 위한 눈높이가 실현되자 어린이와 엄마들이 몰려왔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로고스교회 전준구 목사는 2000석이 넘는 회중석에서 단상으로 시선이 향할 때 단상의 다양한 색면공간들이 집중성을 산만하게 했다. 단상의 모든 색채를 어프와이트(Off white)로 절제하고 오직 간접조명 벽체틀을 통해 미세조화조의 빛 공간을 형성했다. 우측 LED조명으로 크로스의 3단 벽체를 형성해 절기마다(부활절엔 옐로색상)의미가 연상되는 색상(Hue)을 연출하도록 설계됐다.
전 목사는 “설교시간에 성도석과 교감의 한계를 느낄 때가 있었는데 이번에 색채 및 디자인 통합작업을 거친 후 단상과 성도석이 일치되는 감을 확실하게 느낀다.”고 밝혔다.
교회건축전문가인 장형준(교회공간연구소·필 대표) 장로는 “교회가 리모델링을 할 때 공간성격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며 “최근까지 교회들이 강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을 강하게 활용해 왔으나 이제는 깨끗하고 심플한, 단조롭지만 차분한 느낌을 주는, 연한 파스텔톤 분위기로 계속 바뀌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교회 내·외부 리모델링에 감성과 감각을 자연스럽게 덧입힐 때 호소력을 갖고 전도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즉 도서실이 공부하러 가는 곳으로 접근하기보다 궁금증을 풀어주는 공간, 친구를 만나서 함께 스토리를 즐기는 공간으로 다가가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며 이를 충족시켰을 때 감성을 통해 교회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모든 리모델링과 내부 인테리어는 가장 돈이 적게 드는 ‘조명’과 ‘색’, 이 두 가지만 잘 바꾸어도 70-80% 성공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근에는 예배의 종류와 시간에 따라 조명의 색과 채도를 바꿔주는 교회도 많아졌고 효과적인 색 사용으로 성도간의 친밀감과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색채전문가들은 교회의 경우, 가급적 원색에 흰색을 많이 가미해 중채도로 가라앉혀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신축보다 리모델링을 원하는 교회가 점점 늘고 있는 현실에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리뉴얼 시공업체들의 꾸준한 노력과 교회디자인의 폭넓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교회와 공간] 교회건물, 딱딱함 벗고 감성을 입혀라
입력 2017-01-23 21:20 수정 2017-01-24 09:46